代父ㆍ代母 맺기 붐

  조회수 : 487    / 등록일 : 2006-09-08   / 출처(저자) : 매일경제신문 자료실


"혹시 내게 무슨 일 있거든 내 아이 잘 보살펴주세요."
서울시 구로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31) 씨는 최근 초등학교 동창인 김모(32) 씨에게
태어난지 1개월 된 김씨 아들의 대부(代父)가 돼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처음에는
농담인 줄 알았던 박씨는 "친구가 서약서를 들이밀었을 때 진짜라는 걸 알았다"며
` 이 친구가 나를 진정으로 믿고 있구나` 라는 기쁜 마음에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다.
박씨가 서약한 `대부(代父) 서약서` 에는 "아이가 홀로 남겨지더라도 무사히 성장할
수 있도록 보살필 것을 믿음과 신뢰로 맹세 한다"고 써 있었다.
서울 양천구에 살고 있는 황모(30ㆍ여) 씨도 "최근 대학원 후배에게 아이의 대모가
돼 달라는 말을 들었다" 며 "처음에는 황당했지만 가족이 하나 늘어난다는 생각에
나쁜 것도 없을 것 같아 승낙했다" 고 말했다. `대부ㆍ대모 맺기`는 천주교의 독특한
문화였으나 최근 들어 우리 사회가 각박해지면서 종교를 뛰어넘어 일반인에게도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도 서로 대부를 맺어 주는 커뮤니티가 확산되고
있다. 비록 교회 친목 모임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이지만 최근에는 교인이 아닌
사람들도 자유롭게 왕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대부 문화가 생겨 난 것이
경제난으로 인해 생계가 막막해진 가정들이 많은 반면 국가에서 지원되는 최저 생계비와 각종 지원금이 턱없이 부족하여 삶을 이어가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보건복지부가 2001년 발표한 기초생활 보장대상자 최저 생계비는 3인가족
기준으로 83만 8797원, 그것도 의료비, 교육비 및 타법령 지원액을 빼고 나면
지원받을 수 있는 한도액은 73만 원대로 떨어진다. 그나마`최대 한도액`일 뿐
실제로 지원받는 금액은 턱없이 모자라는 경우가 많다. 친구 3명 아이들의 대부가
되어준 김채환(35) 씨는 "대부 문화는 일종의 생명보험을 드는 것이나 마찬가지"
라며 "대부 몇 명의 아이들에 대한 공동 책임을 지면 내가 불의의 사고를 당하더라도
자식들에게 돌아갈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불의의 사고를
당한 사람들에게까지 신경을 못 쓰니깐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 아니겠느냐"며
"최저 생계비를 몇% 올리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밑바닥 상황까지 간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사회 안전망을 만들어 줘야 한다" 고 강조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