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이슬람 베일 논쟁

  조회수 : 540    / 등록일 : 2006-10-25   / 출처(저자) : 국민일보


"英 이슬람 베일 논쟁, 인종폭동의 빌미 제공"


최근 영국에서 연일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는이슬람 여성의 베일을 둘러싼 극단적인 논쟁은 자칫 인종 폭동의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영국 인종평등위원회 트레버 필립스 위원장이 경고했다.

필립스 위원장은 일요신문인 선데이 타임스 22일자에 기고한 글에서 베일 논쟁이 "진실로 매우 추악한 어떤 것으로 변질되고 있다"면서 5년 전 잉글랜드 북부의 인종 폭동과 지난해 프랑스의 무슬림 청년 소요 사태 같은 상황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눈만 내놓고 얼굴 전체를 가리는 베일(니캅)을 둘러싼 논쟁은 잭 스트로 하원지도자가 지난 6일 얼굴을 가리는 베일은 대화를 어렵게 한다며 "이슬람 여성들이 베일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함으로써 시작됐다.

영국 내 이슬람 사회의 미묘한 문제를 건드린 그의 발언 후 일부 이슬람인들은 이슬람을 이해하지 못하는 모욕적인 발언이라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어 한 초등학교의 이슬람 여성 보조교사가 수업 중 베일을 벗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직처분을 당하는 사태가 일어나며 베일 논쟁은 종교적 차별 소송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토니 블레어 총리까지 가세해 얼굴 전체를 가리는 베일을 쓰는 것은 `분리의 표시`라며 이슬람 사회 밖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필립스 위원장은 인종과 종교에 대한 극단적인 논쟁은 2001년 잉글랜드 북부 번리와 올덤에서 일어난 백인과 남아시아계 청년간의 무력충돌 사태를 다시 일으킬 위험이 있다며 "우리는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BBC-1 TV의 `선데이 AM`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난해 프랑스의 인종 소요사태를 언급하며 "영국에서 그 같은 사태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지난해 프랑스에서 아프리카계 이민자들의 소요 사태를 목격했다"며 "프랑스인들은 아프리카 이민자 사회가 자신들을 주류 프랑스인이 아니라고 여기며 완전히 따로 나아가게 내버려뒀고, 결국 좌절과 소외감이 지난해 우리가 본 것처럼 자동차를 불태우는 소요 사태로 번지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슬람인권위원회의 마수드 샤드자레흐는 최근 "한 각료, 다른 각료, 또 다른 각료"가 줄줄이 이슬람 사회를 공격해왔다며 "이것은 부당하며, 존중받을만한 대화의 수단이 아니다"고 비난했다.

집권 노동당의 샤히드 말릭 의원은 베일 논쟁이 "심각하게 소모적"이 돼가고 있다며 이런 논쟁의 주요한 수혜자는 영국국민당 같은 극우정당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