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을 오르는 사랑

  조회수 : 712    / 등록일 : 2007-04-26   / 출처(저자) : 「지치고 힘들 때 읽는책2」. 김인경


갈급한 심령과 사랑은 반드시 길을 찾아냅니다. 우리도 그렇지만 스코틀랜드에서도 추수 때가 되면 아낙네들도 타작을 도와 볏 짚단을 묶고는 합니다. 햇볕이 따사로운 가을 어느 날, 한나 라몬드는 갓난아기를 볏짚 단 사이에 눕혀 놓고 일을 도왔습니다.
한참 타작기가 돌아가며 일을 하는데 "한나 아기가를 독수리가 물어갔어요!"하는 외마디 소리가 들렸습니다. 너무나 일에 몰두한 나머지 아무도 독수리를 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들 정신이 나간 듯이 독수리가 날가는 곳을 향해 따라갔습니다. 독수리가 아기를 물고 간 곳은 자신의 새끼들이 있는 둥지였습니다. 독수리의 둥지는 산 끝의 험한 벼랑 위에 있었습니다. 몇몇 남자들이 그 험한 바위산을 타고 오르려 했지만 발 디딜 곳을 찾지 못해 미끄러졌습니다. 독수리가 아기를 찢어 죽이기 전에 구해내야 하는 절망적인 순간에 선원이 직업인 사람이 다시 한 번 벼랑을 타보려고 시도했습니다. 그는 발 디딜 곳이 조금만 있어도 벼랑을 올라갈 만큼 바위를 잘 타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발 디딜 곳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역시 미끄러지기를 여러 차례, 결국은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모두가 포기한 일에 나설 사람은 한나뿐이었습니다. 아기에 대한 애틋한 모정과 간절한 심정으로 그녀는 거의 수직으로 깎아진 절벽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그녀는 해내고 있었습니다. 손이나 발을 조금이라도 의지할 턱을 찾아 더듬거리며 한 걸음 한 걸음 바닥에서부터 멀어지더니 독수리의 집까지 거의 다 올라갔습니다. 독수리도 자신들의 먹이를 빼앗으러 오는 그녀를 할퀴고 쪼아대며 공격했습니다. 그러나 독수리 새끼들 가운데 놓인 자신의 아기를 본 어머니의 집념과 용기를 당해낼 재간은 없는 법입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자식을 품에 안은 한나 라몬드 앞에 또 한번의 어려운 고비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기를 안고 안전하게 절벽을 내려오는 일은 올라가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해내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과 아기에 대한 사랑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오를 때보다 더 겁났지만 한 발 한 발 조심스럽게 내려오는 광경은 밑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감동으로 남았습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기며, 절실한 심정은 반드시 길을 찾고야 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