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아들의 죽음

  조회수 : 755    / 등록일 : 2007-05-07   / 출처(저자) : 「난중일기」. 이순신


저녁에 천안으로부터 사람이 와서 집안 편지를 전했는데 겉봉을 뜯기 전부터 뼈와 살이 먼저 떨리고 심기가 혼란해졌다. 겉봉을 대충 뜯어 옆 글씨를 보니 바깥 면에 통곡이란 두 글자가 쓰여 있어 면이 전사한 걸 알고는 간담이 떨어지는 것도 모르고 목 놓아 통곡하고 또 통곡하였다.
하늘은 어찌 이다지도 어질지를 못하신고? 간담이 타고 찢어지고, 타고 찢어지는 것 같다. 내가 죽고 네가 사는 것이 이치에 맞거니와 네가 죽고 내가 살았으니 이렇게 어긋난 이치가 어디에 있단 말이냐.
천지가 어두워지고 캄캄하고 밝은 해조차 빛이 변했구나. 슬프다, 내 아들아. 나를 버리고 어디로 갔느냐. 남달리 영특하기로 하늘이 이 세상에 놔두질 못한 것이냐. 내가 죄를 지어 앙화가 네 몸에 미친 것이냐. 내 지금 세상에 살아 있으나 종내 어디에 의지하란 말이냐. 너를 따라 죽어 지하에서 같이 힘쓰고 같이 울고 싶건마는 네 형, 네 누이, 네 어머니가 또한 의지할 곳이 없음으로 아직은 참고 연명이야 한다마는 마음은 죽고 형상만 남아 울부짖을 따름이다. 하룻밤을 지내기가 일 년 같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