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에 목이 긴 병이 있었는데 그 속에는 참기름이 그득했다.
영리한 늙은 쥐 한 마리가 병마개를 물어뜯어 버리고는 꼬리를 슬슬 병 속으로 집어넣었다. 늙은 쥐는 꼬리에 참기름을 흠뻑 적셔 내어서는 맛있게 쪽쪽 빨아먹었다.
"참 훌륭한 꼬리야. 네가 있으니까 요렇게 향기로운 참기름을 먹을 수 있구나."
늙은 쥐는 꼬리를 치켜세웠다.
시간이 흐르자 차츰 부엌에서 쥐구멍까지 한 줄기의 기름 길이 났다. 이 기름 길로 쥐구멍을 발견하게 된 고양이는 밤낮으로 쥐구멍 앞을 지켰다.
나쁜 짓을 계속 하다 보면 점점 대범해지는 법이다. 어느 날, 늙은 쥐는 꼬리에 참기름을 있는 대로 흠뻑 적셔서는 구멍으로 끌어가고 있었다. 집에 있는 새끼에게도 한 끼 배불리 먹이려는 것이었다. 그런데 입구에 들어서려고 하자 고양이가 날쌔게 덮쳤다. 늙은 쥐는 재빨리 구멍 속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참기름 묻은 꼬리가 하도 무거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꼬리를 붙잡힌 늙은 쥐의 몸뚱이가 질질 끌려 나왔다.
고양이에게 물려 죽게 된 늙은 쥐는 꼬리를 보며 삿대질을 했다.
"나쁜 꼬리 같으니라구! 너만 없었다면 난 죽지 않아도 되었을 것을!"
고양이가 말했다.
"꼬리를 칭찬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선 또 꼬리를 욕해? 네가 참기름을 훔치는 나쁜 짓을 했다는 건 뉘우치지 않니? 너는 꼬리 때문이 아니라 나쁜 짓 때문에 목숨을 잃게 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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