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한 부부가 내게 찾아왔다.
"우리는 이제 서로에게 진절머리가 납니다."
"아니, 어쩌다가 그렇게 되었습니까?"
그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아마 서로에게 너무 평범한 사람이 되어 버려서 그런게 아닐까 싶어요. 한때는 우리도 상대방에게 영웅이고 여걸이었는데, 지금은 전혀 아니거든요."
그래서 나도 대꾸했다. "나폴레옹도 바지가 엉덩이에 끼었을 때는 아내 조세핀에게 젼혀 영웅으로 보이지 않았을 겁니다. 어디 그 뿐입니까? 머리를 높이 올려 묶은 잔다르크의 머리카락이 다 빠져 나와 헝클어진 모습도 여걸이라 보기엔 힘들었답니다."
"그래도 나폴레옹은 영웅이고 잔다르크는 여걸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웅이나 여걸이라도 언제나 위대하고 대단해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슬리퍼를 침대 아래 둔다는게 그만 너무 깊숙이 밀어 넣어, 다음날 아침 바닥에 얼굴을 붙이고 막대기로 침대 밑을 휘젓고 있는 시저는 전혀 영웅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슬리퍼가 침대 밑에 들어갔다면 아무리 영웅이라 해도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러고 나서 나는 아내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아드님이 여덟 살이라고 하셨죠? 갓난 아기던 그 아들이 고열로 사흘 밤낮을 칭얼거리며 보챌 때, 그 아이를 당신과 함께 끈기 있게 돌본 사람은 지금 당신 옆에 있는 남편이 아니었습니까?"
"네, 그렇지요." 그녀가 대답했다.
이번에는 남편을 바라보며 물었다. "질 게 뻔한 카드 게임에 휘말려 월급을 반이나 잃고 축 처진 어깨로 집에 돌아왔을 때, `내가 이럴줄 알았어! 도박판 같은 데는 얼씬도 하지 말라고 했잖아요!`하는 대신 괜찮다고 말해주며 용기를 북돋아 준 사람은 지금 당신 옆에 있는 아내 아니었습니까?"
"그렇습니다." 그도 대답했다.
더 길게 이야기 할 것도 없었다. "이제는 두 사람은 무릎을 꿇으십시오."
그들은 순순히 무릎을 꿇었다.
"손도 맞잡으십시오."
그들은 시키는대로 했다.
나는 그들이 지난날을 회상하며 서로에 대한 사랑이 다시금 되살아나 눈물을 흘릴 때까지 그들을 위해 기도했다.
그런 다음 그들의 등을 가볍게 토닥 거리며 남편에게는 "저는 당신을 진정한 영웅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아내에게는 "저는 당신을 진정한 여걸이라 부르고 싶습니다"라고 말해 주었다. 그런 다음 그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그후로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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