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임금님이 평복으로 갈아입고 몰래 마을을 둘러보았는데, 사람들의 얼굴이 모두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마을에는 웃음과 사랑이 모두 말라 버린 것이다. 걱정이 된 임금님은 마을 사람들을 불러 놓고 명령을 내렸다.
"내가 이 마을에 나의 가장 사랑하는 아이를 두었으니, 누구든 이제부터 아이들을 만나면 나에게 대하듯 하라."
그러나 임금님은 그 아이가 누구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 뒤 임금님의 아이가 누구인지 아무도 몰랐던 사람들은 길에서 아이들을 만나면 무조건 잘해 주었다.
곧 마을의 모든 아이들은 귀한 대접을 받게 되었다. 어른들도 자기 아이를 대하는 이웃들의 태도가 달라지자 서로에게 한층 더 친절해졌다.
점차 마을에는, 자취를 감추었던 사랑이 싹트기 시작했다. 그러나 임금님은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도 자신의 아이가 누구인지 끝내 밝히지 않았다. 어느 날 마을의 한 사람이 임금님을 찾아와 물었다.
"임금님의 명령을 따르고부터 저희 마을은 웃음꽃이 끊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그만 임금님의 아이를 데려와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자 임금님이 허허 웃으며 말했다.
"짐이 그 마을에 두고 온 아이는 바로 `사랑`일세. 그 씨앗이 온 마을에 퍼져 그토록 아름답게 자라고 있는데 어떻게 데려오나? 그냥 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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