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운 돌멩이다. 돌멩이들 가운데도 모양이 예쁘고 색깔이 고운 돌멩이도 있는데 나는 아무런 특징도 없고 색깔도 없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고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그렇고 그런 돌멩이다. 돌멩이로 태어나 모양이 예쁜들 무엇하겠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그렇지가 않다. 내가 이리저리 굴러다니다가 지금 자리잡고 있는 개울에서만 해도 벌써 여러 돌멩이들이 놀러 나온 사람들의 눈에 띄어 그들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갔더나 배낭에 실려 먼 곳으로 갔다. 생각하면 야속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고작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못생긴 자신을 서러워하면서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에 남모르게 눈물짓는 것뿐이다.
어느 날 나는 작은 물새의 깃털을 입에 물고 내 위를 스쳐 가는 하늬바람에게 물었다. "왜 사람들은 예쁜 돌멩이만 골라서 가져갈까?"
"사람들은 그 돌멩이로 자기 방을 아름답게 꾸미기 때문이야."
시무룩해진 나는 하늬바람에게 물었다.
"아! 나도 그런 사람의 방안에서 한 자리 차지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너도 사람이 데리고 가줬으면 좋겠니?"
하늬바람이 내 마음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으므로 나는 더욱더 슬퍼졌다. 그러나 하늬바람은 살며시 웃는 얼굴로, 나와 다른 못생긴 돌멩이들 둘레를 돌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슬퍼하지 말어. 사람들이 가지고 간 돌멩이는 겨우 한 칸 방을 꾸미지만, 너희는 이 지구를 아름답게 꾸미고 있잖아!!!"
비록 쓸모없이 느껴지더라도 이 세상의 한 일원으로서 역할을 다할 때 빛이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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