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분들께서 먼저 하시죠

  조회수 : 1170    / 등록일 : 2012-10-05   / 출처(저자) : 유식의 즐거움2


1745년 5월 11일, 루이 15세가 거느린 프랑스군은 삭스 원수를 총참모장으로 삼아 벨기에의 퐁트노아에서 영국군과 대치했다.
영국군에는 네덜란드 및 오스트리아군이 합세하고 있었다. 그러나 영국군은 그 당시 큰 타격을 입은 뒤였기 때문에, 영국군의 참모장 캔버란드 공은 군대를 삼각형 밀집 부대로 편성해서 프랑스군의 중앙부를 격파할 계략을 짰다. 그래서 이에 맞서는 좌우의 프랑스군을 밀어젖히고 프랑스 근위군 진지에까지 진입했다.
양쪽 군사가 50보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 접근하게 되자, 양군의 사관들이 부대 전면(前面)으로 나와서 서로 인사를 주고받았다고 한다. 그 때 영국군의 부장(部長) 로드 헤이는 대열에서 앞으로 나와, 모자를 벗고 깍듯하게 말했다.
"프랑스 근위군 여러분, 어서 사격하십시오!"
그러자 프랑스 진영에서는 당테로쉬 백작이 앞으로 나오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
"영국 분들께서 먼저 하시죠. 우리 프랑스 사람은 결코 먼저 사격하지 않아요!"
이와 같이 시의(時宜)에 맞지 않는 어처구니 없는 예의 때문에 프랑스군은 대단한 타격을 받았고, 대뜸 공격해 온 맹렬한 일제 사격에 프랑스 군 제 1선 부대는 거의 격파당하고 말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