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것이라면 무조건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상당한 부자였다. 누군가가 옛 물건을 가지고 있다 하면 비싼 값을 주고서라도 그것을 사들였다.
어느 날, 어떤 이가 깨진 표주박 하나를 가지고 와서 말하였다.
"이것은 허유가 귀를 씻었던 표주박이랍니다."
부자는 귀가 번쩍 뜨였다. 허유는 요임금이 천하를 넘겨주겠다고 하자, 더러운 이야기를 들었다며 강물에 귀를 씻고 은거하였던 고대 중국의 기인이다. 부자는 백 금을 주고 그 표주박을 샀다.
얼마 후에, 다른 이가 다 해어진 돗자리를 가지고 와서 말하였다.
"이것은 공자님이 강의하실 적에 쓰시던 자리입니다."
부자는 매우 흡족해 하며 백 금을 주고 그 돗자리를 샀다.
또 얼마 후에, 어떤 사람이 낡은 대나무 지팡이 하나를 들고 와서 말하였다.
"이것은 후한의 비장방이 호수에서 이무기와 싸울 때 썼던 지팡이랍니다."
부자는 또 백 금을 주고 그 물건을 샀다.
그렇게 하다 보니 결국 집안의 재물이 모두 바닥나고 말았다. 그래도 부자는 마음이 흡족하였다.
어느 날, 부자는 의연히 일어나서 왼손에는 표주박을 들고 오른손에는 돗자리를 끼고서 절뚝거리며 길거리로 나섰다. 그것은 영락없는 거지꼴이었다. 이웃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모두들 웃음을 참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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