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초등학교 5학년이 되는 아들 녀석이 국어시간에 지은 시라며 병상에 누워있는ㄴ 엄마 손에 슬쩍 쥐어 주고 간 쪽지 내용이다. "전 알아요, 어머니께서 밤마다 주무시지 못하고 아파하시는 모습을 전 봤어요, 그 모습, 그 눈물, 아무리 잘못된 아들이라도 그런 모습 보고는 눈물이 날 거예요. 어서 빨리 나아서 저와 함께 나들이 가요, 언젠가는 제가 어머니를 업고서 저 멀리 여행을 떠나고 싶어요. 그날을 기대할래요. 어머니, 제가 이제 보살펴 드릴게요."
어린 것이 아픈 엄마를 지켜보기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이렇게 썼을까? 시를 읽고 난후 어머니는 마음이 아파서 울고 또 울었다. 아이의 예쁜 마음 때문에 울고, 어린나이에 마음고생 시킨 것이 미안해서 울고...
어느 날인가는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아이가 엄마 어깨 밑으로 늘어진 이불을 올려주며 아주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는 가만히 엄마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 것이었다. 그래, 살아야지, 저 슬픈 얼굴에 웃음을 찾아줘야지. 그 흔한 놀이동산 한번 같이 못 가주고 학교 행사에도 번번이 빠지고... 정말 미안해. 엄마의 도움이 많이 필요 했을 텐데. 내색도 안하고 기특한 녀석. 엄마는 이겨낼 거야. 이까짓 병 이길 수 있어. 그제야 엄마는 알았다. 아무도 대신 할 수 없는 그녀의 고통을 오랜 시간 가족인 아들이 함께 나누고 있었다는 것을, 갑자기 막혔던 가슴이 뻥 뚫렸다.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다. 춥고 가난했던 겨울을 지나 봄을 맞은 기분이었다. 그녀는 있는 힘껏 어둡게 드리워진 방의 커튼을 젖혔다. 눈부신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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