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불의를 책망하는데 좋은 비유 김 을한<월남 선생 일화집>
일제하에 있을 때였다. 애국자인 이 상재 선생의 별세하기 전해에 종로 ?중앙 청년회관에서는 시국 강연회가 열리었는데, 이상재 선생도 그날 ?연사로 나가게 되었다. 월남 선생(이 상재의 호)이 나온다는 소문을 들은 ?시민은 청년 회관으로 운집하여, 청년회 대강당을 채우고도 남았다. 종로 ?경찰서에서는 고등계 주임 미와경부가 정장을 하고 나와 단상 한 구석에서 ?감시의 눈을 빛내고 있었다. 연단에 올라선 이 상재 선생은 우선 큰 기침을 ?한 번 하고나서, 본론에 들어가기전에 내가 지금 고온 이야기를 하겠다고 ?한후,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내가 이곳으로 오는 도중에 호떡 한 개를 ?가지고 두 아이가 서로 싸우고 있는 것을 보았다. 한 아이는 중학생이고, ?한 아이는 소학생인 모양인데, 소학생이 가진 호떡을 중학생이 빼았아서 ?처음에는 별떡을 만들어 준다고 하면서 조금씩 먹기 시작하다가, 소학생이 ?울면서 앙탈을 하니까, 이번에는 달떡을 만들어 준다고 살살 꾀여서 결국은 ?그 호떡을 다먹고 말았다. 그러니 소학생은 어처구니가 없어서 자꾸 울고만 ?있더라!..."이 말이 끝나자 마자 청중은 벌써 그 뜻을 알아채려 박수갈채를 ?아끼지 않았다. 이에 반하여 미와의 얼굴빛은 파래지고, 그는 마침내 ?"변사중지"를 소리쳐 이날의 연설회는 그것으로 산회되고 말았다. 월남 ?선생의 말은 조선을 호떡으로 치고, 소학생을 조선 사람으로, 중학생을 ?강도 일본으로 비유해서 을사보호조약을 체결하여 조선을 보호해 준다고 ?하더니, 필경 일본이 조선을 송두리채 먹고 말지 않았는가를 풍자한 ?것이었다. 비록 산회는 되었으나 강연회를 마친 것보다 더 효과가 ?있었으니, 불의한 일본을 책망한 것이 되고, 민중을 깨우친 것이 되었으니 ?말이다. 언제나 비유는 불의를 책망하는데 있어서, 또는 깨우쳐 주는데 ?있어서 보다 좋은 교육이 되는 것이다(주님은 때때로 이 길을 취하셨다. ?눅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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