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살기

  조회수 : 875    / 등록일 :    / 출처(저자) : 활천



주제 : 자만 도피 실패 위선
제목 : <현대의 문제/ 기독교적 해답> 이 세상에서 살기
자료원 : 활천 김성찬목사
발행일 : 94년 12월 01일
김성찬 목사 상계중앙교회

세상밖으로

몇 해전, 소설가 이승우가 작품집 '세상 밖으로'으로 냈었는데, 시인 항지
우가 너스레를 떨면서, "거참, 그 제목 앞에다가 '뿅',이 한 글자만 더 넣
었으면 불티나게 팔렸을 텐데'라고 했다나요. 이렇게 말합니다. '뿅,세상
밖으로.'

우리는 최근 몇 달 동안 '세상 밖으로' 내몰린 사람들의 분하고, 슬픈 이
야기를 들어왔습니다. 숨돌릴 겨를도 없이 말입니다. 그중 대표적인 성수대
교 붕괴 참사는 참으로 가슴 아픈 별리였습니다. 손한번 흔들어 보지 못한
채, 그야말로 '세상 밖으로'의 축출은, 그 희생자들의 자기 의지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었습니다. 그 슬픈 이야기를 다시 일일이 재론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그러나 한가지, 누가, 무엇이 그들을 '세상 밖으로' 내몰았는가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필요하다고 생각해 봅니다. 누구입니까? 여기서,단언할
수 있습니다. 그들을 '세상 밖으로' 내 몬 이들은 바로 ' 이 세상에서 살
기'에 실패한 이들이었습니다.

나는 '이 세상에서 살기'에 실패한 사람이었습니다. 그 언젠가, 신학교 편
입 시험을 치르던 날, 면접시험 중에 모교수님께서 나에게 이렇게 물어 왔
습니다.
"왜, 선생 노릇 관두고 신학교엘 왔나요?"
"...."
나는 그때, 그때까지 겨우 6년여 동안만을 세상에서 살아 왔었을 뿐이었습
니다. 그런데도 나에게 있어서의 그 기간은, 하루가 천년 같은 6년이었던
것입니다. 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살 수가 없었습니다. 자꾸만 시간이 더
해 갈수록 깃털이 다른 새들 틈에서 산다는 것이 지옥같이 여겨졌기 때문입
니다. 만일 그때, 밤마다 나의 고뇌와 아픔을 각인해 대던 '백지의 인내'가
없었더라면, 칠흑같이 어둔 밤 더듬거리며 찾곤 하던, 멀고 외딴 예배당의
안식이 없었더라면, 아마 나는 영원히 '세상 밖으로' 내 몰렸을는지도 모릅
니다. 나의 ' 이 세상에서 살기'는 결코 쉽지가 않았습니다. 뒤늦은 신학교
로의 선회는, 나의 타계주의의 당연한 귀결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내 몸에 절은 이 타계주의가 生來的인 것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것은 후천적으로 습득되어진 것이었습니다. "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며
","육에서 난 것은 육일 뿐!"이런 나의 신앙 고백은, 나로 하여금 이 세상
에서 빛과 소금이 되기보다는, 세상 밖으로의 탈출을 은밀히 계획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고도 오랫 동안 나는, 그러한 나의 '세상 밖으로'가 정말 독
실한 신앙 고백적 결단이라고 스스로 자부해 왔었던 것입니다.

내 자리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나라가 무너졌다는 성수대교 붕괴사건을 접하
면서, 번뜩 스친 한 영감은, 그 동안 나의 자기 도취적 영적 자만을 여지없
이 깨뜨려 버리고 만 것입니다. "그렇다, 저 다리의 붕괴는 내가'세상 밖으
로'도피해 버림으로써, 그만큼 허술해져 버린 이 세상 속의 '내 자리'의 붕
괴다"라는 직관이었습니다. 그것은 나의 책임 회피의 결과였던 것입니다.
나의 편벽된 가치관, 신앙관의 산물이었던 것입니다. 사실 나는 그동안, 어
떤 직업이 더 가치 있는 직업인가라는 속물적 화두에 몰입해 있었고, '죄로
가득찬 사회 질서'에서의 도피만이 유일한 구원의 길이라 생각했던 '절반의
진리'에 선 사람이 ' 바로 나 "였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그 붕괴의 원인
은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으로 살기에 실패한 바로'나'에게도 있었습니다. '
속물적 직업관과, 편벽된 신앙고백' 나는 그동안 이런 세뇌 교육에 익숙한
모범생이었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지나친 비약인지 몰라도 나는, 오늘
이 시대의 문제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왜냐하면 내 속에
있는 이런 기형적 유전 인자가 내 핏줄 속에만 흐르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25%, 그 다리를 설계하고, 시공하고, 감리하고,
관리하던 이들중 4분의 1의 사람, 소위 예수쟁이들,그들도 ' 이 세상에서
예수 정신으로 살기'에 '실패'한 사람들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그들이
빛과 소금으로 살아았다면 그 다리는 무너지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바닷물속이 염분은 겨우 2.5%로도 그 바다의 생명력을 유지한다고 하는데
말입니다.

절반의 진리, 절반의 실패

이번 사건으로 청와대가 기이한 유언비어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잇단 참
사 경내 불상 철거 때문에, 청와대 악성 유언비어에 곤혹"이런 이야기 말입
니다. 기독교 장로인 대통령이 불상을 철거했기 때문에 대형 참사가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는 유언비어가 증폭되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