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그리스도인

  조회수 : 868    / 등록일 :    / 출처(저자) : 고신 9월 특집 '정직하게 사는 그리스도인'


[월간고신 95년 9월호 특집] '정직하게 사는 그리스도인'

정직한 그리스도인

임창호 / 고신대학교 기독교교육학과 조교수

요즈음 우리 사회는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을 전후로, 전 분야에
걸쳐 총체적인 위기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도 고조되어 있는 것 같
다. 정치, 경제, 사회, 외교, 교육, 문화, 종교생활에 이르기까지
어디하나 제대로 탄탄하고 안정된 곳이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있는 우리 자신들은 스스로가 한 마디로 불안
하거나, 어수선 하든가 혹은 들떠 있다고나 할까? 사회전체를 확실
하게 이끌어 주고 지탱해 갈만한, 그리고 우리 모두들의 향방을 제
시 해 줄 수 있는 믿음직한 해결책 혹은 해결사가 기다려지지만 안
타깝게도 안 보인다. 정치권, 경제정 책, 행정안, 교육안 그리고
교회들을 포함한 어디를 둘러 보아도 답답한 건 마찬가지다.
여기 저기서 숱한 사람들이 이러한 사회 현상에 대해 원인을
분석하고, 수많은 전문가들이 원인분석에 따른 꽤나 심도있는 대안
(이 글도 그 중 하나일지 모르지만)을, 매스컴을 총동원하여 거의
매일 발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웬지 신통치가 않은 느낌이다.
그것들은 단지 사고 수습용, 분위기 조성용, 일시적 계몽성 발언들
에 불과하다고 모두들 생각하고 있다. 거기에다 당국자들은, 며칠
지나 또 다른 사건이 터지거나 혹은 만들어 내면, 앞에 일어났던
어떠한 심각한 문제라도 쉽게 잊어버리는 (또는 잊어버리도록 조종
되는) 데에 잘 훈련된, 만성화된 우리 국민들의 끈기 없음을 용케
도 잘 이용하고 있는 듯하며, 국민들 자신도 이러한 사실을 구태여
부인하려고 안할 것이다. 상호불신의 만연된 모습이다.
여기에서 한몫 하는 것이 소위 사생아 적당주의이다. 어차피 믿
지 못할 세상이니, 서로가 서로를 크게 피해 주지 않는 범위 내에
서 적당히 이용해 가면서 살아가자는 것이다. 상호이익이 생기니
좋은 게 좋은 것이다는 사고 방식이 팽배해 있다. 초법률적이며,
불문률로 관행화된 적당주의는 형식주의로, 상호 묵인주의로 발전
에 발전을 거듭해 왔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이, 우리 사회에서
는 어느새 정직주의가 적당주의에 의해서 추방당한지 오래다.
많은 사람들이 국가를 위하느니, 사회를 위하느니, 선교를 위하
느니, 교회를 위하느니 하면서 미사여구를 그럴 듯하게 장식해 놓
고 수많은 사업들을 벌이고는 있지만,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경
우, 실제로는 적당한 명분만을 갖춘 철저히 자기들 실속 챙기기에
바쁜 이기적인 모습들이 아닌가? '정직한 것은 좋은 젓인데, 물론
자기를 향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정직해 주기를 원하지만, 자기 자
신은 남을 위하여 정직해서는 곤란한 것이다. 대중 그리고 적당히
정직한 모양새만 갖추면 되는 것이다. 자기는 남보다 상황이 다르
기 때문에 당연히 특별 대우를 받아야 한다 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리스도인을 포함한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사람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모두가 특별하다는 말은 달리 표현하면 모두가 특별하지 않다는
말과도 같다. 즉, 이 현상은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정말로 특
별히 생각해야 할 것과 그렇지 않아도 될 것에 대한 판단력이 둔해
져 있거나 상실되어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특별히 생각
해야 할 것과, 그렇게 생각지 않아도 될 것을 구분할 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특히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인들이야말로 그들과는 처음부터 다른
특별한 존재들이며, 또한 그들과 마지막 날까지 달라야 할 존재들
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들이 비 그리스도인들과 구별되어야 한
다는 생각 자체가 무디어져 있고 민감하지 못하다는 사실이,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갖고 있는 문제 중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판단력의 둔화 내지는 상실된 사회, 정직과 신
용의 감각이 무디어져 버린 이 사회 속에서 오늘을 사는 그리스도
인들이 가져야 할 특별한 생각과 자세란 무엇일까? 본 글에서 필자
는 구체적인 한 예로서 정직과 부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우선, 정직이라는 것은 좋은 줄 알지만 정직하게 산다는 것은
손해보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이 사회의 일반적인 사회구조에 우리
는 특별한 주의를 집중해야만 할 것이다. 당장 보기에 적당과 눈속
임의 처세술이 뛰어난 자가, 현재의 사회를 이끌어 가고 있으며 중
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이 보일지는 모르나, 실제로는 그러
한 사람들이 이끄는 그룹에 의해서 어느날 갑자기 우리 사회의 일
각이 큰 소리를 내며 무너져 버리는 현상을 우리는 쉽게 확인할 수
가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