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론과 하나님나라

  조회수 : 957    / 등록일 :    / 출처(저자) : 목회와신학91.6월특집 하나님나라의 이해



월간 목회와 신학 1991년 6월호 특집
하나님 나라의 이해

종말론과 하나님나라
박수암 / 장신대교수

Ⅰ. 들어가는 말
종말론은 신구약 성경을 줄기차게 흘러내리고 있는 중요한 사상이
다. 그러나 시대적 상황에 따라 그 표현 양식이나 강조점은 계속
달라져 왔다.
구약시대 예언자들의 종말론은 대체로 야웨의 날 심판을 통해
이스라엘이 영광을 회복하는 선민 중심의 역사적 종말론이었다. 하
나님은 역사의 주님이시며 이 땅 위에서(within hi-story) 역사를
완성시키실 것이다. 하나님나라는 역사 속에서 역사적 사건들에 의
해 성취될 것이다. 이 역사적사건들은 온 땅에 평화를 가져오며 회
복된 이스라엘을 통치할 다윗왕의 발흥일 것이다. 역사의 종말에
다윗의 자손 가운데 메시야가 나타나 이스라엘의 원수들을 쳐부수
고 유대민족을 이 세상에서 가장 영광스런 민족으로 만들 것이다.
이런 히브리의 예언적 소망은 세시야적 구원이 이스라엘을 통해 성
취된다는 점에서 역사적이며 지상적이며 민족주의적이다.
신구약 중간시대에 나타난 묵시문학가들은 예언자들의 종말관
을 계승하면서도 선악의 투쟁을 우주적으로 확대한 우주론적 종말
론을 진전시켰다. 그들은 역사 속에서의 지상적 하나님나라에 대한
예언적 소망을 역사를 넘어선(beyond history ) 하나님나라의 묵시
적 소망으로 대치시켰다. 역사의 종말에 다윗왕의 모습을 가진 메
시야가아닌, 천상의 초월적 인자(Son of Man )가 나타나 역사 밖에
서(역사와자연에 대한 현 질서의 붕괴)유대인과 이방인을 중심으로
한 범(凡)우주적인 왕국을 세우게 되리라는 것이다. 그 나라는 부
활한 인류들로 구성되며, 유대인 가운데 특히 택함받은 자들만 참
여하게 되는 나라다(단12:1~2). 그것은 역사적 사건들이 아니라 하
나님의 격변적으로 침입해 들어오심에 의해서 성취되어지는 나라
다.
신약시대에 와서 예수는 예언자들의 전통과 당시 묵시문학적인
전통을 수용하면서 하나님 나라를 종말론적 세시지의 핵심으로 전
파하였다. 그는 자신의 인격과 사역을 통해 하나님나라를 역사 속
에 실현시켰으며, 그러나 장차 그의 도래와 더불어 묵시적인 하나
님나라가 올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오늘날 예수의 이런 묵시적인 하나님나라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강하다. 묵시적인 사상은 초대교회가 다니엘시
대 같은 정치적 환경 속에서 만들어낸 비본래적 인 것이지, 예수에
게 처음부터 있었던 본래적인 사상이 아니란 것이다. 당시 유대는
로마제국의 지배 아래 있었고 종교지도자들마저도 제국의 권력에
의지함으로써 나라와 백성의 주권을 저버렸다. 크리스챤들은 박해
를 받게 되고 순교를 당하며 전쟁과 민족의 위기를 목도하였다. 그
리하석 민족적 의식을 가졌던 예수의 제자들은 다니엘서의 종말의
식에 공감했 고, 마침내 유대 묵시문학으로부터 묵시적인 종말사상
을 그들이 글에 도입했다는 것이다.
다니엘서의 종말론은 정치적으로 악한 세대로부터의 전환점을
찾고 있던 현세의 종말을 말한 것이며 우주의 끝을 예고하는 종말
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유대 묵시적인 예수의 종말관을 지지하는
불트만(Bultmann )까지도 예수에게 있어 묵시는 하나의 껍데기이고
신화일 뿐 알맹이는 아니며, 어디까지나 인간의 실존적인 결단을
호소하기 위한 도구라고 본다. 그의 후예들인 페린(N.Perrin ), 그
렛서(E.G_rasser), 워너(M.Wemer), 와일더(A.N.Wil_der), 옥덴
(S.M.Ogden ), 윌리암스(D.D.W_illiams ), 버드슬리(W.A.Behrdslee
) 등은 예수나 바울이 말한 묵시적인 언급들을 모두 하나의 상징이
나 초대교회의 창작으로 돌리려 한다. 하나님나라가 가까욋다고 말
씀하실 때, 예수는 비관적인 의미의 세계의 종말을 말씀하신 것이
아니었으며, 재림과 심판을 말하는 바울 역시 세상의 끝을 종말로
보기보다 창조질서의 회복을 종말로 보았다는 것이다. 새하늘과 새
땅을 보았다고 하는(계21:l) 계시록의 저자 역시 현세의 멸망을 말
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회복을 암시하며 계약관계와 창
조질서의 회복을 암시한다고 주장한다. 신약성경에 나오는 우주 파
멸에 관한 묘사들은 모두 축자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상징적 으로
보아야 하며, 요한계시록 20장 4절의 천년왕국에 대한 기록 역시
세상의 종말을 말하것이 아니라, 성도들이 지금은 박해를 받고 순
교를 당하지만 불원장래에 밝고도 희망적인 좋은 세상이 찾아을 것
이라는 것을 상징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신약성경의
종말론은 대체로 새로운 시대를 향한 전환점을 말한 것이었지 결코
어두운 말세의 우주적인 파멸만을 내다본 것이 아니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