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을 통해본 인간 이해
정중호/계명대 교수
출처 : 월간 그말씀 1994년 1월호 특집
시편 이해와 설교 중에서
시편은 찬송이요 기도로서 많은 신앙인으로부터 사랑을 받는 책
이다.
어릴 때부터 쉽게 외울 수 있는 시이기도 하지만 인생을 살아가며
경험하는 숱한 일들 곧 출생, 성장, 결혼, 임종, 여행, 가족생활,
기쁨, 불안, 증오, 억울함, 슬픔 등 온갖 일들을 경험하는 그 순간
마다 시편은 신앙인들의 친구가 되어주고 힘이 되어주는 시들이 바
로 시편인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편을 애송하거나 애독
함으로써 신앙인들은 하나님을 다시 발견하게 되고 하나님 앞으로
가까이 나아가게 해준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힘을 발휘하는 시편의
저력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을 바로 한편 한편의 시들이 인간에 대
한 깊은 이해에 바탕을 두고 만들어진 시들이며. 인간의 중심을 꿰
뚫을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이제 시편을 통해서 인간의 참
모습을 바라보기로 하자.
시편에서는 인간을 독립된 존재로 보지 않고 언제나 하나님과
연결시켜 인간을 이해하려 한다. 만약 인간만을 별도로 떼어내어
하나님과의 관련성을 고려하지 않고 인간을 관찰하고 이해하려 한
다면 그 결과는 허사가 될 것이다. 하나님의 간섭과 보호와 인도하
심이 없는 인간의 삶을 시편기자는 상상할 수도 없는 것이었다. 이
러한 인간관은 인간을 고정된 존재로 보지 않고 언제나 움직일 수
있고 변화가 가능한 존재로 보는 시각이다. 이러한 인간의 모습은
살아계신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만 파악할 수 있다.
창조주 앞에 선 인간
천지를 창조하신 창조주 하나님을 찬양하는 시편들 가운데 특별히
인간 개개인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찬양한 시편들이 있다(시 139
편). 이 시편에서 시편 기자는 태초에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셨다
는 사실보다 개인 한사람 한사람이 하나님의 손길에 의해 창조되었
음을 밝히고 있다. 인간은 어머니의 태에서 성장을 시작하지만 그
기간 동안에 이미 하나님의 손길이 일하고 있었으며, 해산과 갓난
아기의 성장에도 하나님의 창조행위가 계속되고 있다. "나의 모태
에서 나를 조직하셨다" (시 139:13). "주께서 나를 모태에서 나오
게 하시고 모친의 젖을 먹을 때에 의지하게 하셨나이다" (시 22:9)
시편 기자는 인간의 태어남과 성장을 자연현상으로 설명하지 않고
하나님의 창조행위로 보았으며, 인간 개개인은 하나님의 특별하신
손길에 의해 창조 되었음을 강조하였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인간
개개인의 형체가 나타나기 전에, "내 형질이 이루기 전에" (시
139:16)
이미 하나님은 알고 계셨으며, "주의책" 에 이미 기록이 되어 있
었다고 시편 기자는 말하고 있다
그리고 하나님은 인간을 태어날 때만 창조하시고 그 다음은 자
연현상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인간을 새롭게 창조하시는 새
창조의 일도 하시는데 육체보다는 마음을 새롭게 창조하시는 일을
하신다. 인간은 하나님의 손길에 의해서 마음이 새롭게 피조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시편 기자는 중시하였다. "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시
51:1O).
사람은 흙(먼지)으로 만들어졌으며 그호흡이 끊어지면 흙으로
돌아가게 되어있다(시 1O3:14 146:4). 시편 기자는 사람이 흙으로
돌아가는 것을 죄의 결과라고 말하지 않고 사람이란 원래 자연적으
로 홅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는 피조물이라 이야기하는 것이다.
피조물인 사람의 생명은 영원한 것이 아니며 인간이면 그 누구도
불로장생 할 수 없다. 시편 기자는 말하기를 사람은 오랫동안 사는
것 같으나 그 평생은 한 순간이요 화살과 같이 빨리 지나간다고 하
였다(시 90:9~10). 아침에 돋는 풀이 베어져 저녘에 시들듯이, 들
풀과 들꽃이 뜨거운 바람에 말라버리듯이 사람의 평생은 한 순간에
불과하며 지나가는 그림자와 같다고 하였다(시39:5, 90:5~6 103.15
144:4). 다만 시편 기자는 사람들이 이러한 사실을 깨달아 지혜롭
게 인생을 살기를 바랄 뿐이다.(시 39:4 90:12~17)
그러나 시편 기자는 한계가 있는 피조물이라 해서 인간을 낮게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이 존귀한 존재임을 강조하였다.
비록 한계가 있지만 인간은 존귀하며(시 49:12) 인간이 존귀한 까
닭은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에 있다기보다 인간이 하나님의 명령을
받아 피조물을 다스리고 관리하는 책임을 잘 수행하는데 있음을 강
조하였다(시 8:6~8). 다시말하면 흙으로 빚어진 유한한 인간이지만
하나님은 이러한 인간을 신뢰하시고, 중요한 일 즉 피조물을 관리
하는 일을 맡기셨다는 점을 시편기자는 강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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