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경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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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경치

하늘은 맑고 바람은 선선한데
높이 뜬 조각구름 정처없고
동에서 솟은 저 둥근 달이
서산에 반쯤 걸려 있다
남을 향한 떼기러기
깊이 든 나의 단잠
놀라 깨우친다.


산과 들에 편만한 누런 초목들
쓸쓸한 바람을 따라 우수수
창밖의 국화는 누릇누릇
때 잃어 쇠잔한 나비는
이리저리 방황하며
수심에 쌓인 듯이
처량도 하구나


문 앞의 시냇물은 좔좔 흐르고
어미소 꼴 뜯고 송아지 음매
앞뒤에 수고한 누런 나락
물결과 같이 꾸물꾸물
새 쫓는 아이의 소리
앉지를 말려무나
훠이 훠이


뜰 앞의 벽오동 반항색을 띠고
밝은 달의 빛을 가리웠으니
마당 가운데 운치도 좋다
멀고 가까운 이웃집에
옷 다듬는 저 소리가
겨울을 재촉하니
오던 잠도 멀리


동편에 해가 뜨기 전에 일어나
낮자루 옆에 차고 설렁설렁
다 익은 곡식을 바라보며
그의 회색 만면하구나
반갑도다 반갑도다
거둘 때가 왔구나
나의 수고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