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을 품자
1. 시작하는 말
무어니무어니 해도 죄와 죽음 아래 사는 인간에게 가장 크고
귀한 복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시며 모든 인생 문제의 해결
자이신 구주 예수님을 마음속에 모셔들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그 주님을 알지 못하거나 믿지 않는 사람들이 많이 있
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주님을 알고 믿는다고 하는 교인
들 중에도, 주님을 마음속에 모시지 못한 이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옛날, 빌립보 교회에도 그러한 교인들 때문에 내분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바울 사도는 사랑의 화합에 필요한 겸손과
자기 부정의 열심을 갖출 수 있도록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을 품
으라고 권면하였습니다.
우리 모두 이 성탄절에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을 더욱 확고하게
품어야 할 것입니다.
2. 그리스도의 선재와 강림
우리가 마음속에 모셔야 할 그리스도 예수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셨습니
다. 이 말씀은 선재하신 그리스도, 즉 인간으로 이 세상에 오시기
이전 영원부터 존재하신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본질적 본성 및
속성과 일치하며, 또 그것들을 드러내는 존재의 표현임을 의미하
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이시면서 하나님이심을 드러내
보여주시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예수님은 아무 거리낌없이 "나와 아버지는 하
나이니라"(요 10:30)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 자신이
사람들에게 현현한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그 선언이 돌에 맞아
죽을, 신성 모독죄인 줄 아시면서도 전혀 개의치 않고 공언하신
것입니다.
영원부터 성자 하나님으로서 존재하셨던 그리스도께서는, 성부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않으셨습니다. 즉, 하나님
으로서의 영원한 영광과 영화로운 존재 양식을 계속 유지할 것으
로 여기지 않으셨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죄와 죽음 그리고 멸
망의 길을 가는 인간을 구원하시고자 하시는 성부 하나님의 뜻을
순종해야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3. 그리스도의 겸비
그리스도께서는 인류 구원의 대업을 위해 자기를 비어 종의 형
체를 가져 사람들과 같이 되었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셨습니
다. 이 말씀 이하를 근거로 신학자들은 '그리스도의 겸허설'을 말
해 왔습니다.
'자기를 비어'에 대해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으로서의 본질과 속
성 전부를 포기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주석가들과 그 일부를 포기
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주석가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본
질과 속성, 능력과 지혜 등은 영구 불변한 것이라는 점 때문에
두 주장 모두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자기를 비우
셨다는 것은, 본질과 속성, 능력과 지혜 등에 있어서 하나님과 똑
같으신 그리스도께서 하나님께 절대 복종하는 종의 형체를 가져
사람들과 같이 되셨다는 놀라운 겸비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이 점은 '사람이 되셨다.'라고 하지 않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다."라고 한 것으로도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같이'란 엔 호모
이오마티( )로서, '똑같은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
라, '비슷한 것'을 뜻하는 말입니다.
여기에 놀라운 진리가 숨겨져 있습니다. 사람이 되신 그리스도
예수는 사람에게는 없는 신성이 있으시기 때문에, 참 인간이시며
참 하나님이신 것입니다. 즉, 신과 인간의 본질과 속성을 지닌 한
인격체라는 뜻입니다. 루터는 이 신비로운 성육신의 사건에 있어
서 신성과 인성의 연합은 인간의 이해력을 완전히 초월하는 비밀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람이 되신 하나님 곧 성육신은 이해의
문제가 아니라 믿음의 문제입니다.
바울 사도는 그리스도의 겸비의 한계에 대해, "사람의 모양으
로 나타나셨으매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
자가에 죽으심이라"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모양의 '모양'은 스케마( )로서, 감각을 통해 인지될
수 있는 '가변적인 형체'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
께서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셨다는 것은, 타락하기 이전의 인간
의 본질과 속성을 가진 존재로 이 땅에 오셨다는 뜻입니다. 이
놀라운 그리스도의 겸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리스도
께서는 계속해서 자신을 낮추셨고, 마지막에는 천박한 노예나 흉
악한 죄인들에게만 사용되는 십자가의 형틀에 못 박혀, 극도의
수치와 극도의 고통을 겪으시며 죽으시기까지 복종하셨습니다.
그렇게 해서 구원의 대업을 완수하신 것입니다.
여러분, 이 성탄절에 그리스도 예수의 절대 복종과 놀라운 겸
손, 철저한 자기 부정과 동정심 등을 본받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