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기억을 만드는 사람들

  조회수 : 1077    / 등록일 : 2006-10-31   / 출처(저자) : 민들레성서말을/김재성/ 한신대 교수


아름다운 기억을 만드는 사람들 ―막 14:3-9

너희는 이것을 기억하여라

성서가 증거하는 하나님은 우리를 기억하시는 하나님이시다. 종살이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부르짖을 때, 하나님은“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세우신 언약을 기억하시고”이스라엘을 구해주신다(출 2:24). 하나님은“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낸 그 첫 세대와 맺은 언약을 기억”하신다(레 26:42, 45).

하나님은 또한 사람들에게 기억되기를 원하신다. 하나님은 자신의 이름을 계시해 주시면서,“이것이 바로 너희가 대대로 기억할 나의 이름이다”고 하신다(출 3:15). 전도서 기자는, 인간이 하는 모든 일들이 부질없는 일들이라고 말한 다음에, 이렇게 말한다.

“젊을 때에 너는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여라. 은사슬이 끊어지고, 금그릇이 부서지고, 샘에서 물 뜨는 물동이가 깨지기 전에, 네 창조주를 기억하여라. 육체가 원래 왔던 흙으로 돌아가고, 숨이 그것을 주신 하나님께로 돌아가기 전에, 네 창조주를 기억하여라”(전 12:1-7).

크리스천은 예수를 기억하는 사람들이다. 예수께서 최후의 만찬을 베푸시면서,“너희는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억하여라”하셨다(눅 22:19). 이것은 사도 바울이 전하는 성만찬 제정사에서도 나온다.“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다.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억하여라.”“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다. 너희가 마실 때마다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억하여라”(고전 11:24-25). <개역>에서는“기념하라”로 되어 있다. 우리말에서 기념이라고 하면 기념비나 기념품 같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그것은 어떤 것을 기억나게 하는 물건이다. 그러나 고전 11장 본문에서 사용된 anamesis라는 단어는 기념보다는 기억에 더 가깝다. 성만찬에 참여하는 것은, 과거 일을 오늘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의 죽음과 삶을 지금 내가 기억하면서 그 삶에 동참하는 것이다.

초대교회 신도들은 예수의 말씀을 기억하는 사람들이다. 베드로후서 기자는 자신이 세상을 떠날 때가 머지않았음을 알고서, 자기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신도들이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일들을 기억하게 하려고 베드로후서를 쓴다(벧후 1:15). 그는 예언서의 말씀과, 주님께서 사도들을 통하여 주신 계명들을 신자들로 하여금 기억하게 하려고 한다(벧후 3:2). 유다서 기자도 자신이 유다서를 쓰는 목적은 출애굽 사건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가르침을 기억하게 하는 것임을 밝히고 있다(유 1:15-17).

그 여자를 기억하라

본문 말씀은 이러한 것 외에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온 세상 어디든지, 복음이 전파되는 곳마다, 이 여자가 한 일도 전해져서, 사람들이 이 여자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막 14:9).

그 여인은, 노동자 열 달 품삯에 해당하는 비싼 향유 한 옥합을 가져와서, 옥합을 깨뜨리고 향유를 예수의 머리에 부었다. 그 여인이 왜 그렇게 했는지는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예수는 자신의 장례를 예비하여 그 여인이 그렇게 했다고 설명했는데(9절),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그 설명이 그 여인을 방어해 주려고 한 것임을 생각한다면, 본래 그 여자의 뜻은 다른 데 있었을 수도 있다.

그 여자는 본문에서 이름이 밝혀져 있지 않지만 요한복음에서는 마리아로 되어 있다(요 12:3). 누가복음에서는 조금 다른 배경이긴 하지만 옥합을 가져와 예수의 발에 향유를 바른 여인을 동네에서 알려진 죄 많은 여인―아마도 창녀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눅 7:37-38). 이런 구절들을 근거로 하여 이 여인을 일곱 귀신이 나간 막달라 마리아로 보기도 한다(찬송가 346장,“값비싼 향유를 주께 드린 막달라 마리아 본받아서”). 그 이름이 무엇이든 간에, 또 그가 죄인이든 아니든 간에, 그 여인은 예수를 너무나 존경한 나머지 그를 위하여 뭔가 멋진 일을 해 드리려고 한 것 같다. 그 여인은 예수께서 곧 고난당하실 것을 알고서, 아직 살아 계실 때에 그에게 최고의 존경을 표하고 싶어서, 향유를 예수께 부은 것이다. 주위 사람들이 화를 낸 것으로 봐서, 그런 행동은 상식적인 것이나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요즘말로 하면 그것은 어떤‘이벤트’와도 같은 것이었다. 몇 백만 원이 나가는 값비싼 향유를 한 번에 써버리는, 주위 사람들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함으로써, 예수를 가장 영화롭게 하고 가장 극적으로 높일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오래도록 잊지 않고 기억하게 하려고 했을 것이다.

주위 사람들이 그 여자가 공연한 낭비를 했다고 화를 낸 것은, 그 여자의 그런 뜻을 알지 못해서이다. 예수는 그 여자의 그런 마음을 알기에, 그 여자를 괴롭히지 말라고 하고,“그는 내게 아름다운 일을 했다”고 칭찬하신다. 그리고 이어서 가장 큰 축복의 말씀을 해주신다.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서는 그 여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