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모험

  조회수 : 1119    / 등록일 : 2009-04-29   / 출처(저자) : 국민일보, 겨자씨


미국 시카고 휠즈 박물관의 `지하 모험`이라는 특별한 전시관을 방문한 적이 있다. 전시관은 사람 몸을 동전 한 닢 크기로 줄이는 상상의 터널을 통과해 지하 세계를 들어가게 돼 있었다.

땅 속에 흙과 모래 그리고 캄캄함 외에 무슨 선한 것이 있겠는가 싶어 별 기대 없이 들어갔는데 이게 웬일인가? 하얀 색깔의 나무뿌리로부터 시작해 졸졸졸 흐르는 물과 씨앗에 이르기까지 생기 없는 어두움이 아닌 꿈틀거리는 생명이 살아 숨쉬고 있었다. 벽면에 걸려 있는 작은 글 토막이 인상적이었다. "당신의 손으로 쥔 한 움큼의 흙 속에도 지구의 인구 수만큼 생명이 있습니다."

지하의 약동하는 생명을 느끼고 돌아 나오는 순간, 마지막 출구 벽면에 쓰여 있는 작은 글이 눈길을 끌었다. "좋은 구경이 되었나요? 이 생명들이 언제 시작되는지 아십니까? 지상의 생물이 죽어 땅에 묻히게 되었을 때 시작되었습니다." 죽음이 생명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오늘 한 사람이 죽었다. 사람들의 생명을 살릴 죽음으로….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어서…"(요 11:50)

조경열 목사<아현감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