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눈물

  조회수 : 1758    / 등록일 : 2009-05-01   / 출처(저자) : 기독신문


눈물을 흘려보았는가? 눈물은 기쁠 때나 슬플 때, 화가 날 때 등 어느 순간이든지 나올 수 있다. 눈물은 나도 모르게 어느 새 내 눈에 흐르고 만다. 가정사역 현장에서는 미워하는 마음으로 흘리는 눈물, 미어지는 가슴을 끌어안고 복받쳐 우는 눈물, 서로 그리워하다 우연히 마주친 얼굴을 바라보며 흘리는 눈물, 손만 잡았을 뿐인데 주룩주룩 흐르는 눈물,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사랑을 발견하고 흘리는 눈물 등 많은 눈물을 만난다.

최근에 실행한 아버지들을 위한 프로그램 아바러브스쿨에서도 많은 눈물을 보게 되었다. 자신의 아버지에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제대로 못했던 기억에 흐느끼며 소리를 애써 죽여 가며 울고 있던 아버지의 어깨 들썩임이 잊혀지지 않는다. 자신의 아버지와 한번도 나누지 못했던 사랑한다는 말 앞에 그는 무너지는 심정을 가졌고, 어렵고 힘든 인생이지만 잘 성장해서 대견하다는 말 한 마디 듣지 못한 아버지에 대한 회한은 중년 남성이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껴 울게 만들었다.

한국사회 중년들 대부분의 가슴 깊이 담겨져 있는 울음일 것이다. 아버지들은 자녀들이 내 품에 안겨오지 않는 현실에 고독으로 그 울음을 덮고 살아간다. 그러기에 아버지들은 자신의 눈물을 그 어느 누구에게도 보일 수도 눈물의 의미를 나눌 수도 없는 것이다.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들은 하나의 눈물바다였다. 자녀들과 함께 마음을 열어놓고 행복을 나누는 시간들은 눈물의 파도타기가 시작된다. 서로에 대한 감사를 나누고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에 아버지도 울고 아이들도 눈물을 쏟아낸다. 아버지들은 금쪽같은 내 자녀들에게 준 아픔들을 뒤돌아보며 이제부터는 좋은 아버지가 될 것이라는 다짐의 눈물을 훔쳐낸다. 그동안 살아온 것이 너무 잘 못되었다는 한 아버지는 가족들을 끌어 안은 채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쏟아낸다. 사랑은 눈물을 부르는 것일까? 눈물이 얼굴 위로 줄기를 이루고 흐르듯이 이들의 가슴 속에 사랑의 강이 생겨나기를 기도한다. 한 순간의 감정이나 감동이 아닌 그들의 눈물이 메마른 가슴을 적시고, 갈라진 가슴을 회복시키며, 주님을 향한 사랑이 회복되어지기를.

미국의 부통령을 지낸 바클리(Alben Barkley)는 아홉 살 때의 기억을 회상록에 남겼다. 그의 아버지는 강인한 농부였고, 혼자의 힘으로 많은 농토를 개간한 것을 늘 자랑으로 여겼다. 어느 날 그의 집에 불이 났다. 아버지와 남자들이 모두 밭에 나가 있는 사이에 큰 집이 모두 타버렸다. 강인하게만 보였던 아버지가 뒤뜰에 있는 큰 나무에 기대서서 “이젠 끝났다. 이젠 끝났어”라고 중얼거리며 울고 있는 것을 보자 그는 자기도 모르게 함께 따라 울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이튿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가까이 또는 멀리 사는 농부들이 모두 모여서 집을 지어주기 시작했고, 가구와 식량도 가져왔던 것이다. 이 날 저녁 어린 바클리는 또 한 번 아버지가 우는 것을 목격했다. 전날에는 불탄 집을 바라보며 울었지만, 그 날은 하늘을 우러러보며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며 울더라는 것이다.

바클리 부통령은 “아버지는 두 번 울었다. 그 두 번째 눈물은 나의 가정과 바클리 집안의 모든 후손을 축복하는 눈물이 되었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큰 집을 짓게 된 것이나 많은 농토를 가지게 된 것이 축복이 아니라,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게 된 그 순간부터 자기 집안에 진짜 축복이 시작된 것이라는 것이다.

아버지들은 자녀들에게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하지만 자녀들과 함께 살면서 기도의 눈물이 필요하고, 가난하고 병든 자들을 향한 사랑의 눈물이 필요하고, 가족을 향하신 하나님의 베푸심 앞에서 감사의 눈물과 자녀들을 통하여 영광을 받으시는 하나님의 사랑 앞에서 흘리는 영광의 눈물이 있어야 한다. 아버지는 자신도 모르게 자녀들에게 복사(copy)되고 있다는 말이 있다. 나의 행동 나의 생각이 나와 내 가족의 변화의 정점이 된다. 감사의 눈물과 기도가 있는 가정, 특히 아버지가 그러한 가정에는 소망이 있다. 은혜와 사랑과 감사와 존경이 담뿍담긴 눈물 한 방울은 가족들의 가슴에 진귀한 보석이 될 수 있다.


이의수 목사(남성사역연구소 소장·사랑의교회 사랑패밀리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