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중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 고작 78분

  조회수 : 561    / 등록일 : 2006-09-08   / 출처(저자) : 동아일보 자료실


직장인 A(39)씨는 얼마 전 휴일에"OO가 미워"라며 매달리는 유치원생 큰아이를 성가시다며 밀어내고는 TV로 눈길을 돌렸다. OO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판에 코맹맹이 소리를 하는 큰아이의 투정을 받아주기에는 너무 피곤했기 때문이다. A씨처럼 쉬는 날에도 아이들과 놀아주지 않는 것이 한국 직장인 아빠들의 현실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이 10세 이상 가족 구성원 4만 2000여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한국인의 생활시간 배분실태와 효율적 활용방안에 관한 연구`(2001년) 보고서에 따르면
한 사람이 일요일에 미취학 아이들을 씻기거나 함께 놀아주는 시간은 평균 16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한국인의 생활이 기본적인 생계 유지와
교육 등 사회적 영역에 집중 되고 있으며 가족과 함께하는 생활은 거의 존재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보고서는 한국인이 배우자의 일을 도와주는 등 상대방을 보살피는
데 쓰는 시간이 평일과 토요일에는 각 2분, 시간 여유가 있는 일요일에는 그나마 1분으로 줄어든다고 밝혔다. 반면 잡지나 TV를 보는 평균 시간은 남자가 2시간29분,
여자는 2시간18분에 이른다. 이중 TV시청 시간은 남자 2시간6분, 여자 2시간4분을
차지한다. 일요일에는 TV 시청 시간이 3시간을 넘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들이 하루 평균 1시간 18분을 가족과 함께 보내지만 실상 이 중 40분은 가족과의 식사 시간이다. A씨가 그렇듯 식사 시간은 묵묵히 밥을 먹거나 아이들을 거둬 먹이느라 어수선하게 보내는 것이 보통이다. 그렇다고 A씨가 유독 별난 사람은 아니다
"가족을 먹여 살리느라 최선을 다하지만 성실한 직장인과 좋은 가장이 동시에 된다는
것이 한국에서는 참 어려운 것 같다"는 것이 A씨의 변명 아닌 변명이다.
보사연의 또 다른 연구는 가족의 여가 휴식 기능이 일반가정의 경우 4점 만점에 평균
1.85점으로 중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총 평가 대상인7개 기능
가운데 최하위 점수였다. 보사연 김승권(金勝權)연구위원은 "선진국에는 퇴근 후
저녁 시간을 가족과 함께 보내는 문화가 정책돼 있다."며 "사회의 기본단위인 가족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직장과 가정, 학교와 가정이 양립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