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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젖
조회수 : 620 / 등록일 : 2007-05-07 / 출처(저자) :
「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다」. 김용택
손이 터서 쓰리면 나는 어머니에게 갔다.
그러면 어머니는 꼭 젖을 짜서 발라 주었다.
젖꼭지 가까이에 손바닥을 대면
어머니는 쪼르륵 쪼르륵 젖을 짜주었다.
젖이 많을 때는
주사기에서 나올 때처럼 찍찍 나왔다.
젖이 적을 때는
한 방울씩 똑똑 떨어져 손바닥에 고였다.
그 새하얀 젖을 손등에다 발랐다.
그러면 당장을 쓰렸지만
손은 금방 보드라워졌다.
어머니의 젖은 또 눈에 티가 들어갓을 때나
눈이 아플 때도 쓰였다.
나는 반듯이 뉘어놓고
어머니는 젖꼭지를 눈 가까이 들이대고
젖을 한 방울 뚝 떨어뜨렸다.
그러면 나는 얼른 눈을 끔벅끔벅해서
젖이 눈에 고루 퍼지게 했다.
그러면 눈이 보드라워지곤 했다.
한겨울 지나 이른 봄 손등이 쩍쩍 갈라지면
어머니는 늘 젖을 짜
크림 대신 발라주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