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속 모래

  조회수 : 868    / 등록일 : 2008-01-22   / 출처(저자) :


사막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모든 것을 다 태워 버릴 듯이 강렬하게 내리쬐는 태양 아래, 희망의 빛이라곤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막 한가운데서
서서히 무너져갈 무렵 눈앞에 구조대가 나타났습니다.
"하하! 우린 이제 살았어."
죽음을 눈앞에 두고 모두가 구사일생 살아난 것입니다. 그 기적의 생환자들에게 관심이 쏠린 기자들은 저마다 질문을 퍼붓기 시작하였습니다.
"사막에서 가장 고통스러웠던 것이 무엇이었습니까?"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에서 물 한 모금 없는 광야를 걷는 것이었겠죠?"
"아닙니다."
가장 나이 어린 대원이 단호히 잘라 말했습니다. 뒤이어 다른 기자가 무거운 짐을
진 채 가파르고 험한 길을 올라갔던 것이 제일 힘들지 않았냐고 물었고 대원들 모두가 그것도 아니었다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습니다. 뼛속까지 스미는 사막의 추위와
어둠이었는지 그것도 아니면 배고픔이었는지‥‥.그렇게 계속되는 질문에도 그들은
연거푸 아니라고, 아니라고만 했습니다. 계속 예상이 빗나가자 대체 그들을 가장 힘들게 한 것이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에 회견장 전체가 술렁거렸습니다. 그때 대원들
가운데 가장 나이 많은 사람이 천천히 입을 열었습니다.
"저희를 가장 고통스럽게 한 것은 물 한 모금 없는 광야도 무거운 짐도, 또 가파르고 험한 길도 아닙니다."
기자들은 점점 궁금해졌습니다.
"사실 저희를 가장 고통스럽게 만들었던 것은 신발 속으로 파고든 모래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우리는 그때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살면서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아주 크고 어려운 일이 아니라, 신발 속 모래처럼 작은 어려움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렇게 알듯 말듯 한 말을 던져놓고 그 속뜻은 각자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긴 채 대원들은 유유히 회견장을 떠났습니다.

[TV동화 행복한 세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