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갓 나온 한 젊은 여교사가 나바호의 인디언 보호구역 안에 있는 초등학교에 부임했다. 이 선생은 매일 학생 5명씩을 지명하여 흑판 앞에 나와서 자기가 써 놓은 산수 문제들을 풀게 했다. 그런데 언제나 아이들은 흑판 앞에 우두커니 선 채로 전혀 문제를 풀려 하지를 않는 것이었다.
그것은 애숭이 선생에 대한 반항 같지는 않았고, 문제를 몰라서 풀지 못하는 것 같지도 않았다. 여선생은 도무지 그 까닭을 알 수가 없었다.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저질렀는가? 혹은 내가 공교롭게도 산수를 잘 하지 못하는 아이들만을 잘못 고른 것일까?`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자기의 교수법에 잘못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선생은 왜 문제를 풀지 않느냐고 학생들에게 물어 보았다. 대답은 그를 놀라게 했다.
인디언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서로의 개성이며 인격을 존중해야 한다고 어른들로부터 배워 왔다.
그들은 자기네 반 안에는 산수 문제를 잘 풀지 못하는 아이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흑판 앞에서 문제를 풀게 되면 모든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못하는 아이가 망신을 당하게 된다. 그것은 자칫하면 잘하는 아이에게는 우쭐함을, 못하는 아이에게는
열등감을 심어 놓게 만들 뿐이다. 이래서 그들은 어린 마음에도 교실 안에서 잘하는 아이, 못하는 아이를 가려낸다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 경쟁이며 이로 인해 어린 마음에 상처를 줄 것을 두려워했던 것이다.
선생은 그 후부터 어린이들의 문제 풀기를 비공개적으로 따로따로 지도하는 방식으로 교수법을 바꾸었다. 그러자 아이들은 열심히 선생을 따라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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