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 옆에 한 고등학교가 있다. 이 학교는 영국의 상류층 자녀들이 다니는 웨스트민스터 고등학교인데 한 가지 재미있는 풍습이 내려온다.
그것은 1년에 한차례 지정된 날에 모든 교사들은 모자를 쓰고 학생들을 가르치게 되며, 이날은 특별히 영국 국왕이 방문하는 날이다.
이때 왕이 교실에 들어오더라도 교사들은 모자를 벗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교사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비로소 왕이 악수를 나눌 수 있는 것이다.
이 전통의 유래는 17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바로 이 웨스트민스터 고등학교의 리처드 버스티 교장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동안
예고 없이 국왕 찰스 1세가 학교를 방문하였다.
온 학생과 교사들은 당황하여 어쩔 줄 몰라하고 있는데 왕이 버스티의 교실에 들어섰다.
학생들이 모두 일어서서 왕에게 인사하려 하자 버스비는 모자도 벗지 않은 채 학생들을 꾸짖어 계속 수업을 받게 했다.
"일개 고등학교 교사로서 대영 제국의 왕 앞에서 모자도 벗지 않고 인사도 하지 않다니, 도대체 무슨 배짱이오?"
이때 버스비는 당당히 말했다.
"제가 가르치는 이 교실 안에는 오직 학생과 제가 있을 뿐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어찌 제대로 교육시킬 수가 있겠습니까?"
교사라는 권위를 갖고 있는 그는 당당히 서서 말했던 것이다.
찰스는 크게 사과했다. 그리고 누구든지 가르치는 동안에는 왕 앞에서이리라도
모자를 쓰도록 허락했다.
[마음이 고와야 옷깃이 바로 선다], 박명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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