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근본은 백성

  조회수 : 774    / 등록일 : 2008-03-19   / 출처(저자) : 크리스천 인용 백과사전


퇴계 선생이 벼슬을 사양하고 고향에서 제자를 가르치고 있을 때, 영의정 이권이 도산서원에 찾아왔다.
당대 명문대가인 영의정이 일개 서원의 훈장을 몸소 찾아온 것이다.
그러니 서원에서는 식사가 큰 문제였다.
평소 퇴계선생께서 제자들과 함께 먹는 음식은 산채뿐이므로 고기 없는 음식을 대접
할 수 밖에 없었다.
보리밥에 콩나물국, 가지 잎 무침, 산채, 지채 높은 대감께서는 고기 한 점 없는
거친 음식을 도저히 먹지 못해 서둘러 도산서원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만나고 떠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우리가 만났던 기념으로 선생께서
좋은 말씀 한마디 남겨주십시오."
이권의 요청에 퇴계선생이 말씀하시기를,
"대감께서 먼 곳에서 누추한 곳을 찾아주셨는데 융숭한 식사 대접을 못해 죄송스럽습니다. 그러나 대감 전에 올린 음식은 백성에 비하여 더할 나위 없는 성찬이었습니다. 일반 백성들은 깡보리 밥에 된장찌게 하나가 고작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감께서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잡수시지 못하는 것을 보고 이 나라의 장래가 은근히 걱정되었습니다. 정치의 근본은 백성과 함께 하는 데 있사온대 관리인의 생활이
그만큼 동떨어져 있으면 어느 백성이 관의 정치에 복종하겠습니까? 대감께서는 그
점에 각별히 유의하시기를 바랍니다."
이권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숙였다.
"참으로 선생이 아니시면 누가 이런 말씀을 해주시겠습니까? 이번에 깨달은 바가 많습니다." 후에 이권은 덕이 있는 훌륭한 재상이 되었다.

[마음이 고와야 옷깃이 바로 선다.] 박명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