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요(堯)임금이 천하를 다스린 지 50년이 되었을 때였다. 요임금은 과연 천하가
잘 다스려지고 백성들이 즐거운 생활을 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려고 평민 차림으로
거리에 나섰다. 강구라는 넓은 길로 나오자 아이들은 노래를 부르며 놀면서 요임금의
덕을 찬양하고 있었다.
"우리 백성들의 살림살이가 편안한 것은, 모두가 임금님의 지극함 덕분이라네.
느끼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면서, 그저 임금님의 법에 따르고 있다네."
임금이 사람의 본성에 따라 백성을 도리에 맞게 인도하기 때문에, 백성들은 법이니
정치니 하는 따위를 배우지 않아도 자연히 임금님의 가르침에 따르게 된다는 뜻의
노래였다. 이 노래를 강구가무라고도 한다.
요임금은 다시 발길을 옮겼다. 어느 한적한 길가에 이르렀을 때 웬 노인 하나가 두
다리를 쭉 뻗고 편안한 자세로 앉아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해가 뜨면 일하고, 해가 지면 쉰단네. 우물을 파서 마시고, 밭을 갈아서 먹으니,
임금의 덕이 내게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노인은 한 손으로는 배를 두드리고, 다른 한손으로는 땅바닥을 치며 장단을 맞추고
있는 중이었다.
이 노래는 임금, 즉 정치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세상이 태평하다는 뜻이었다.
다시 말해 정치의 고마움을 알게하는 정치보다는, 고마움조차 전혀 느끼지 못하도록
하는 정치가 진정으로 위대한 정치라는 노래였다.
이 노래를 격양가라고 한다.
요임금은 이 정도면 과연 태평성대라고 할 수 있겠다고 판단하고는 흐뭇한 마음으로
발길을 돌렸다.
[강태공의 지혜]. 이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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