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사랑과 바꾼 여행 약속

  조회수 : 727    / 등록일 : 2008-04-15   / 출처(저자) : 크리스천 인용 백과사전


1998년 11월 14일 오전 11시 경기도 파주시 재해 대책 본부, 주부 10여명이 막 도착한 매일유업 트럭에서 내려진 분유토을 한두 개씩 받아들고 환하게 웃고 있었다.
"평생 이렇게 반가운 선물은 없었어요. 물난리 통에 분유 사러갈 틈도 없고 할 수 없이 밥을 먹였더니 애가 밤새 설사를 하는 거예요. 얼마나 속이 상하던지..."
조애리(29, 파주시 금촌2동)씨는 10개월 된 딸아이가 분유통을 안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눈물을 비치기까지 했다. 이날 주부들을 감동시킨 `특벽 구호품`은 중앙 정부나 자치 단체가 보낸 것도 아니고 매일 유업의 호의도 아니었다.
한 30대 서민 부부가 10년 동안 간직해온 정성이 밴 것이었다. 88년 봄 결혼한 이 부부는 신혼여행조차 변변히 다녀오지 못한 것이 마음에 남아 결혼 10주년 때 해외 여행을 가기로 한 뒤 매달 7만원씩 적금을 부어왔다.
회사원인 남편의 월급으로 결코 적지 않은 액수였고 집 장만이 급해 아파트 중도금으로 쓰고 싶은 유혹도 있었지만 흔들리지 않았고 결국 올해 초 1천만 원을 모으게 됐다.
하지만 집중 호우가 이들의 마음을 바꿔놓았다. 수해 지역 어린이들이 분유와 기저귀가 없어 고통 받고 있다는 기사를 접한 뒤 이들을 돕기로 한 것, 이들은 수재의
연금을 기탁하는 대신 직접 물품을 전달하기로 하고 매일 유업에 전화를 걸어 분유 6백만 원어치 5백 30통을 구입하고 나머지 4백만 원으로 기저귀를 샀다.
그리고는 매일 유업에 부탁해 14일 경기도 파주와 의정부, 서울 노원구 등 수해 지역에 분유를 전달했다. 15일엔 남편이 친구의 트럭을 빌려 직접 기저귀 2천 개를 파주시 조리면, 광탄면등 오지 마을을 돌며 나눠줬다.
이들의 선물이 전달된 뒤 지역 대책 본부와 동사무소 등에는 "분유도 나이 단계별로 준비하고, 기저귀도 남녀용을 구분하는 등 세심한 배려에 감동했다. 전화로 인사라도 해야겠다. 도대체 그분들이 누구냐?"는 문의가 쏟아졌다.
그러나 이들 부부는 "이웃을 위해 좋은 일한 것만으로 충분하다"며 기자에게조차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했다.

[마음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