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쓴 『늙어감의 미덕(The Virtues of Aging)』이란 책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카터는 대통령 재선에서 닉슨에게 패배한 뒤 고향인 조지아 주 플래인스 땅콩 농장으로 돌아갔을 때 그를 기다리는 반갑지 않은 두 가지 사건을 만난다. 그 하나는
백만 달러가 넘는 빚이다. 150년 전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아 삶의 터전으로 가꾸어 오던 땅콩 농장과 자기 집을 다 팔아도 모자랄 만큼 많은 것이었다.
다른 한 가지는 자신은 나이 많아 이제는 너무 늙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 사건이다.
어느 아침 세 사람의 친구와 같이 식당에서 조반 식사를 했다. 계산서를 들여다보던 카터는 식사대가 좀 적게 계산된 것을 발견하고는 종업원에게 금액이 왜 적게 나왔느냐고 물었다. 그때 그 중 한 친구가 웃으면서 말했다.
"대통령 양반, 계산서가 잘못된 게 아니예요. 이 식당에서는 오전 8시 전에 오는 노인에게는 커피를 공짜로 주기 때문이지요."
그 순간 그는 이제 새로이 농장을 일으키거나 새로운 출발을 하기에는 너무나 나이가 많다는 것을 깨닫고 절망했다. 그러나 한동안 실의에 차 있던 그도 동네 사람들과 옛 친구들이 여전히 그를 존경하고 있고 온 세계가 존경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거기에서부터 카터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
카터는 대통령 이후의 삶이 더 아름답게 빛나고 만인으로부터 존경받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것은 소외된 사람들을 돕는 국제적 봉사활동인 "사랑의 집짓기 운동(habitat for humanity)"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그는 "대통령직은 더 큰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일시적 과정에 불과하였다."고 곧잘 말합니다.
84년도부터 매년 카터가 주도하는 집짓기 행사는 2001년 8월에 한국에서 열려 110채의 집을 지었습니다. 섭씨 40도에 가까운 무더위 속에서 그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현장 책임자와 함께 짓고 있는 집들의 진행 상황을 하나하나 점검합니다.
일주일 내내 75세의 노구를 이끌고 벽돌을 쌓고 창문을 달고 페인트칠 하지만 그는 자신을 그냥 `자원 봉사자`라고 불러주기를 원합니다.
그는 이러한 일들을 할 수 있게 된것이 바로 `늙어감의 미덕`이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자기의 사명을 깨달을 때가 바로 나이를 초월하는 때가 되는 모양입니다.
[남산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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