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거리에서 갑자기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렸습니다. 70세쯤 되어보이는 할머니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은채 자살을 한 것이었습니다.
앰블런스가 와서 할머니는 곧장 병원으로 실려갔고, 뒤이어 달려온 경찰들이 사람들을 해산시키고는 자살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할머니의 아파트로 올라갔습니다.
실내는 온갖 고급스러운 가구와 사치스런 장식품들로 꾸며져 있었지만 왠지 모를 스산한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이 정도 살림으로 보았을 때 경제적인 어려움은 아닌 것 같고, 혹시 건강상의 이유나 불치병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주치의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하지만 주치의는 할머니가 나이와는 상관없이 아주 건강했다고 말했습니다.
골똘히 고민하던 경찰관이 책상을 뒤지다가 할머니의 작은 수첩 하나를 발견하였습니다. 그 수첩을 펼쳐보던 경찰관의 얼굴은 놀라는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그는 `바로 이것 때문이었군`하고 낮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할머니의 수첩엔 365일 동안 똑같은 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오늘도 아무도 나에게 오지 않았음."
[행복 씨앗] 이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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