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좀 두꺼우면 어떠랴

  조회수 : 796    / 등록일 : 2008-05-15   / 출처(저자) : 크리스천 인용 백과사전


직장을 구하는 일은 이제 총성 없는 전쟁이 된 지 오래다. 온갖 방법을 다 동원했는데도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면? 그래서 더 이상 써먹을 방법조차 없다면? 그럼 `철면피`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어느 날 리앙은 신문 광고에서 기한이 이미 지나버린 영업 사원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다.
오랜 백수 생활에 지친 리앙은 고민 끝에 한번 도전해 보리라 결심했다.
리앙은 그 회사에 무작정 찾아가서는 사장에게 기회를 달라고 간청했다. 자신은 이 회사가 생산하는 여러 제품을 팔아본 경험이 아주 많고, 자기 나름대로 폭넓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어 높은 실적을 올릴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회사를 자신의 평생 직장으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사원을 뽑았다는 사장의 차디찬 대답만이 들려올 뿐이었다.
거절을 당했지만 그녀는 다시 용기를 냈다. 여기서 멈추면 앞으로 인생에 대한 자신감을 영영 잃을 것만 같았다. 리앙은 사흘이 멀다하고 회사에 찾아가서는 자신의 장점과 영업 경력을 소개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그래도 들려오는 건 싸늘한 거절뿐, 사장은 굴하지 않는 그녀의 행동에 제동을 걸려는 듯 더 냉담하게 굴었고, 회사 직원들에게도 그녀는 귀찮은 존재 이상의 아무것도 아니었다.
진드기 작전이 영 효과가 없자 리앙은 다른 방법을 강구했다. `교란 작전`이었다.
사장의 방에 가서 괜히 화를 돋우기보다는 이 방법이 나을 것 같았다. 그녀는 매일매일 빠짐없이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사장 휴대폰에 메시지도 남겼다.
특히 주말과 휴일에는 잊지 않고 안부 전화와 메시지를 띄웠다. 사장은 이 성가신 여자의 행동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울화통을 터뜨리고 안 하던 욕까지 했다.
"나 좀 잠시라도 가만 두면 안돼?"
"어디 한번 해볼테면 해보라지, 당신 같은 철거머리를 고용하는 일 따위는 절대 없을 테니까!"
사장이 온갖 질타와 욕설을 퍼부어도 리앙은 변함없이 부드러운 말투와 미소로 화답했다. 그것은 진심이었다. 리앙은 사장과 직원들의 질시와 업신여김에 분노를 느끼거나 힘들어하지 않았다. 이 정도의 일은 그녀의 인생에서 넘어야 할 작은 산일 뿐이었다.
한 달 두 달 리앙과의 부딪힘이 반복되자 사장의 태도도 서서히 변해 가기 시작했다.
이 찰거머리 여인이 안 보이면 사장은 그녀가 궁금해졌다. 궁금증은 급기야 그녀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발전하기 시작했다. 리앙과 마주치면 몇 마디 주고받기까지 하였다. 리앙과 사장이 그야말로 2개월간의 `유격전`을 벌인 후의 일이었다.
결국 사장은 유격전을 성공적으로 치른 그녀에게 친근감을 느끼게 되었고, 직장을 구하려는 그녀의 절박한 사정에 나 몰라라 하지 못했다.
사장은 리앙에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정말 영업 사원은 필요 없다네. 게다가 자네의 그 찰거머리 기질은 영업 사원을 하기에는 아까우니 영업 부장을 하게."
수박씨를 주우려다가 수박을 통째로 얻은 격이었다.
사장은 이어서 말했다.
"자네의 용기에 내가 감동한 거라 생각하면 그건 오산이네. 자네의 그 철판보다 두꺼운 얼굴이 끊임없이 나를 성가시게 하고 내 업무를 교란시키는 것에 내가 두 손 번쩍 들었네. 자네의 원을 들어주지 않으면 내가 고통스러우니 이제 어쩔 도리가 없어. 자신을 팔지 못하면 결코 멈추지 않는 그 집착! 그것이야말로 우리 회사에서 영업을 하는 데 있어 가장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해 자네를 고용하기로 한 걸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