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농사짓는 데 정열을 쏟았던 조집사님은 연세가 들면서 일하기가 힘들어졌다. 대학에 다니는 아들이 방학에 고향으로 와서 농사일을 도와주는 큰 위안이 되었다.
그 해도 황소로 밭을 가는데, 마침 여름 방학 때라 아들에게 밭가는 법을 가르쳐 주며 "밭을 갈 때는 바닥만 보지 말고 멀리 밭 끝에 기준 점을 잡고 갈아야 이랑이 똑바로 된단다"라고 했다. 그리고 집에 일을 좀 보러 갔다가 오후에 와 보고는 깜짝 놀랐다. 밭이랑이 구불구불했다. 그래서 아들에게 "기준점을 잡고 밭을 갈라고 하지 않았니?"하며 책망했더니 아들이 변명을 하는데 기준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드러났다.
"글쎄요, 아버지 말씀대로 기준점을 잡았는데, 적당한 것이 보이지 않아 밭뚝에 묶어둔 염소를 기준으로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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