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제껏 살아오면서 가장 `맛있다!`고 느낀 것, 그것은 종전 직전에 육군 병원에서 먹은 두부였다.
당시 군에 보급된 식량이 상당히 부족해서 배급받은 콩을 날것으로 씹어 먹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손두부를 만들어 먹자는 것이었다. 군대에는 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 중에는 두부 만드는 사람도 있었다. 그들에게 도구를 빌려서 두부를 만들기 시작했다. 두부를 처음 만들어 보는 사람도 많이 있었다. 완성된 두부를 한입 먹는 순간 나는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있었다니!`라고 생각했다. 두부를 그때만큼 맛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지금도 그 두부의 부드러운 맛은 잊을 수가 없다.
지금 생각해보면 두부가 뭐 그리 대단한 고급 식품은 아니다. 그래도 그때 그 두부 이상의 것을 먹어 본 적이 없다. 굶주린 사람만이 그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일까?
그에 비하면 지금 이 세상은 풍요로워졌다. 먹을 것이 넘친다. 세계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그러나 내가 그때 맛본 두부의 훌륭한 맛을 아는 사람은 적지 않을까?
배고픔을 아는 사람은 만족을 안다. 반대로, 배고픔을 모르는 사람은 만족도 모른다.
욕망은 끝이 없다. 충분히 먹을 수 있게 되면 좀더 맛있는 것을 찾게 된다. 단것을 많이 먹다보면 단맛에 불감증이 되어 더 달지 않으면 만족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단것을 아껴가면서 먹으면 그 맛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저것도 하고 싶어. 이것도 갖고 싶어. 좀더 좀더` 하면서 100%의 욕망을 추구해도 행복해지지 않는 법이다. 80%로 만족하자. 나머지 20%에는 둔감하자. 이것이 진정한 행복감을 맛볼 수 있는 요령이다.
100% 욕망을 만족시키려고 하는 사람은 항상 불평불만뿐이다. `배고픔`을 아는 사람은 현재의 행복을 충분히 맛볼 수 있다. 너무 강하게 욕망을 추구하는 것보다, 배고픔도 알고 욕망도 억제할 줄 아는 사람이 느낌이 좋다. 포식하면서 자라는 요즈음 아이들이 과연 진정한 행복감을 맛볼 수 있을지 미래가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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