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항구 도시에 마음씨 좋은 부자가 살고 있었다. 그 부자에게는 주인을 충심으로 섬기는 노예 한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부자는 노예를 해방시켜 주기로 했다. 그래서 배 한 척을 마련하고 많은 재산을 나누어 준 다음 이렇게 말했다.
"자아, 지금부터 이 배를 타고 어디든 네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아 가서 자유롭게 살도록 해라."
노예는 주인에게 깊이 감사하고 기쁜 마음으로 배를 띄워 항해 길에 나섰다. 그런데 운 나쁘게도 그 배는 바다 한가운데서 큰 폭풍을 만나 그만 바다 속에 가라앉고 말았다. 노예는 간신히 목숨을 건져서 근처에 있는 어떤 섬에 닿았다. 완전히 빈털터리가 되고 만 노예는 천천히 섬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그런데 섬에는 겉보기와는 다르게 크고 넓은 도시가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나와서 빈털터리가 된 노예를 환영하는 것이었다.
"잘 오셨습니다. 지금부터 우리는 당신을 왕으로 모시겠습니다."
그 도시 사람들의 말을 들은 노예는 놀라서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는 온 재산을 몽땅 바다에 빠뜨리고 돈 한 푼도 없는 빈털터리입니다."
그러자 도시의 대표가 말했다.
"염려 마십시오. 우리는 1년에 한 번씩 바다를 건너오는 분을 왕으로 모시는 전통이 있습니다. 그러니 사양하지 말고 우리들의 왕이 되어주십시오."
그리고 그 사람은 이렇게 덧붙였다.
"그러나 한 가지 기억해 두실 것이 있습니다. 1년이 지나면 당신은 이 섬을 떠나 저 맞은편에 보이는 무인도로 가야 합니다. 저 섬에는 먹을 것도 없거니와 살아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죽음의 섬`입니다."
노예는 깜짝 놀랐다. 하지만 그는 결국 전통대로 왕이 되었다.
왕이 된 노예는 자기가 왕으로 있는 동안에 `죽음의 섬`에 샘을 파고 과일나무를 옮겨 심었다. 그리고 부지런히 땅을 일구어 곡식의 씨도 뿌려 놓았다. 1년 후 자신이 추방당할 곳을 변화시키기 위해서였다.
약속된 1년이 지나자, 사람들은 왕을 `죽음의 섬`으로 추방했다.
왕이 죽음의 성에 도착해 보니, 예상대로 그곳은 이미 낙원으로 변해 있었다. 그 동안 열심히 가꾼 덕에 그곳은 아름다운 꽃과 풍성한 과일, 그리고 먹을 것이 넘쳐 흐르는 땅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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