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한 천한 신분의 사내가 있었는데, 그는 어쩌다 엄청난 돈을 벌게 되어 공주를 아내로 맞았다.
그 사내는 보잘것없는 자신이 어떤 신분의 출신임을 잘 알고 있으므로, 온갖 사치와 호사로 공주를 만족하게 해주고자 애썼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공주는 도대체 웃는 일이 없었다.
어느 날, 그 사내는 모르는 게 없다는 도사를 찾아가 사정 이야기를 하고 까닭을 물었다. 도사는 눈을 감은 채 입을 열었다.
"이 세상에는 돈으로 살 수 있는 것과,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있다. 그런데 너는 모든 것을 돈으로 사려고 하고 있다. 먹고 살기가 어려운 사람은 훌륭하게 차린 밥상에 군침을 삼키지만 늘 호사를 누리던 사람에게는 아무런 감동도 주지 않는 법이다. 그렇듯이 공주는 부족한 것을 모르고 자랐으므로 황금을 가지고는 그 마음을 살 수 없다."
보잘것없는 사내가 딱하게 다시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공주의 마음을 살 수 있습니까?"
"그거야 간단하지."
"예? 간단하다고요?"
"아무렴, 공주의 마음을 사려면 마음을 주어야지 돈으로 어림도 없는 일이네."
집으로 돌아간 사내가 그 뒤로 정성을 다해 공주를 보살피고 위하자, 비로소 공주는 웃음을 보이며 흡족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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