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부부가 싸움 끝에 화가 난 얼굴로 랍비를 찾아왔다.
"선생님, 우리들의 이야기를 들으시고 누가 잘못했는지를 가려 주십시오."
"제발 저의 이 답답한 가슴을 풀어 주십시오."
그러자 랍비가 말했다.
"두 사람 중 먼저 말씀하실 분은 제 서재로 들어오십시오."
그러자 남편이 먼저 들어갔다. 그 남자가 흥분된 말투로 미주알고주알 아내의 험담을 늘어놓는 동안, 랍비는 `아, 그랬군요`라든가, `정말 속이 상했었겠다` 또는 `당연히 그런 생각이 드시겠지요` 등의 말로 맞장구를 쳐 주었다.
남편이 이야기를 끝내고 나가자, 이번에는 아내가 들어와서 남편의 흉을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랍비는 이번에도 남편에게 했던 것과 똑같이 맞장구를 쳐 주는 것이었다. 두 사람이 나간 뒤에, 랍비의 조수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말했다.
"선생님, 어떻게 된 것입니까? 아까 남편이 들어와서 이야기할 때는 그의 말을 모두 옳다는 듯이 말씀하시고, 나중에 부인이 들어와서 말할 때는 또 그 부인의 말이 모두 옳다는 듯이 말씀하시니, 이건 어딘가 잘못된 것이 아닌지요?"
그러자 랍비가 말했다.
"서로 다른 주장을 가지고 온 부부에게 어느 한쪽이 옳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네. 그것은 두 사람의 싸움을 부추길 뿐이네.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의 주장을 일단 인정해 줌으로써 흥분을 가라앉혀 주는 것이네. 흥분이 가라앉은 뒤에는 냉정을 되찾게 되므로 화해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되니까 말일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