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조회수 : 603    / 등록일 : 2012-09-06   / 출처(저자) : 봉순이 언니, 공지영


어느 마을에 드넓은 초원이 있고 거기에는 진한 갈색의 멋진 종마가 풀을 뜯고 있었다. 그 곁에는 그 말을 돌보는 할아버지와 말을 사랑하는 소년이 있었다. 할아버지가 멀리 출타하면서 소년에게 종마를 부탁했다. 소년은 자신이 얼마나 종마를 사랑하는지 또 그 말이 자기를 얼마나 믿고 있는지 알고 있었으므로 자신 있었다. 종마와 단둘이 보낼 시간에 대한 기대로 뛸 듯이 기뻤다.
그런데 그 종마가 병이 났다. 밤새 진땀을 흘리며 괴로워하는 종마에게 소년이 해 줄 수 있는 일이라고는 시원한 물을 먹이는 것밖에 없었다. 그러나 소년의 눈물겨운 간호에도 보람 없이 종마를 더 심하게 앓았고 할아버지가 왔을 때는 다리를 절게 되었다. 놀란 할아버지는 소년을 나무랐다.
"너는 말이 아플 때 찬 물을 먹이는 것이 얼마나 치명적인 줄 몰랐다는 말이냐?"
소년은 대답했다.
"나는 정말 몰랐어요. 내가 얼마나 그 말을 사랑하고 그 종마를 자랑스러워했는지 아시잖아요."
그러자 할아버지는 잠시 침묵한 후 말했다.
"얘야,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떻게 사랑하는지를 아는 것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