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파운드의 유혹

  조회수 : 712    / 등록일 : 2012-09-10   / 출처(저자) : 인생을 가꾸는 지혜


어느 날 윈스턴 처칠이 방송국에 나가 연설할 일이 있어 택시를 잡아탔다. 처칠은 택시에 오르자마자 급하게 운전사에게 일렀다.
"운전사 양반, 내가 시간이 없어 그러니 급히 좀 방송국으로 갑시다."
"예, 방송국에요? 지금은 방송국까지 갈 수가 없는데요. 미안합니다."
"그럼, 못 가겠단 말이오?"
"예, 미안합니다. 안됐지만 선생님께서 다른 택시를 이용해주십시오."
처칠은 방송시간이 임박한 터라 슬며서 화가 났다.
"여보시오! 손님이 급해 그러는데 못 간다면 어떻게 하자는 거요?"
"글쎄, 지금은 갈 수가 없습니다."
"아니 도대체 무슨 일이 있기에 못 간다는 거요?"
"실은 다른 일이 아니라, 조금만 있으면 윈스턴 처칠 수상의 중대 방송이 있지 않습니까? 영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처칠 수상의 방송을 들어야 합니다."
처칠은 운전사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음, 과연 운전사 양반의 말씀대로 방송을 못 듣게 되겠군."
"미안합니다."
운전사는 머리를 굽혀보였다.
"그럼 내립시다. 그 대신 이 돈이나 받구려."
처칠은 내리며 주머니에게 돈을 꺼내 운전사에게 내밀었다.
"아니, 그 돈은 왜 주시는 겁니까?"
"하하하, 기분이 좋아서 드리는 거요. 대영제국의 수상 처칠의 방송을 듣기 위해서, 돈 버는 일도 마다하는 국민이 이렇게 있다니 얼마나 기쁜 일이오? 자, 아무 말 말고 받아 두시오."
"아닙니다."
"글쎄, 받아두라니깐…."
처칠은 다른 택시라도 잡아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급히 돌아섰다.
"선생님, 어서 타십시오."
"아니, 그럼 나를 방송국까지 태워다 주겠다는 거요?"
"그야 물론이죠."
운전사는 의기양양해서 대답했다.
"아니 여태껏 못 태워 주겠다고 하더니, 다시 타라는 건 또 무슨 말이오?"
"선생님께서 타지도 않았는데 1파운드나 그냥 주시니 고마워서요."
"운전사 양반 고맙소."
"어서 타십시오. 처칠 수상의 방송도 중요하지만 우선 선생님을 목적지까지 모셔다 놓고 난 후에 볼 일이죠. 하하하."
처칠은 방송국 앞에서 차가 멈추자 요금을 계산해 주고 나서, 1파운드짜리 지폐 한 장을 따로 주었다. 그러자 운전사는 놀라서 눈이 더욱 커졌다.
"아니, 선생님. 어쩌자고 이같이 많은 돈을 또 주십니까?"
"아까는 기분이 좋아서 주었지만, 이번엔 기분이 나빠서 주는 거요. 사람이 멋진 생각을 일단 품었으면 그 생각을 행동으로 실천해야 옳지 않소? 그런데 약간의 돈이 생긴다 하여 자기의 소신을 포기한다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오. 알겠소?"
처칠은 운전사에게 이렇듯 점잖게 말하고는, 방송국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자기가 처칠임을 끝내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