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내 케이트와 쇼핑을 마치고 늦은 점심을 먹으러 호텔 식당에 들어갔다. 직원들 모두 웃는 얼굴로 우리를 반겨주었다. 케이트는 고기야채 볶음요리를 주문했고, 거기서 그날의 사연은 시작됐다.
주문한 음식이 날라 오고 먹음직스런 표정으로 포크를 집은 아내는 순간 짧은 감탄사를 냈다. 음식 한가운데에 고무장갑의 잘려진 손가락 부분이 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나는 당장 웨이트리스를 불렀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웨이트리스는 멍한 표정을 지으며 음식 접시를 주방으로 도로 가져갔다. 그리곤 1분도 되지 않아서 지배인과 함께 돌아왔다.
"손님, 저희가 너무 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사과드립니다."
정중하게 사과하는 지배인 앞에서 나는 충분히 사과를 받았다고 생각하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지배인은 가지 않고 옆에 계속 서 있는 것이었다.
"저희에게 다시 시작할 기회를 주십시요."
지배인은 직원들을 향해 계속 말을 이었다.
"식탁에 있는 것을 몽땅 다 치워라."
그러자 웨이트리스는 숟가락과 술잔과 음식은 물론, 식탁보까지 모두 걷어갔다. 그 때 지배인이 한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
"자, 지금 있었던 일을 모두 잊고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새로운 식탁보가 씌워지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새 음식이 나오고, 짙은 자줏빛 포도주까지 날라져 왔다. 우리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점심 식사를 했고, 음식값마저 받지 않았다.
작은 실수를 최고의 서비스 정신으로 만회한 지배인과 직원들에게 나는 오히려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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