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 산양이 땅에 끌리는 젖을 채우기 위해 새로운 풀을 먹으러 가면서 집의 문을 잠그고 새끼 양에게 잊지 않고 말한 것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절대로 문을 열면 안된다. 이 경계의 표어인 `이리는 죽어버려라.`라고 말하기 전에는."
어미 산양이 이렇게 말할 때 우연히 이리가 지나가다가 때마침 그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옳다구나 했다.
알다시피 어미 산양은 이리의 모습을 보지 못했던 것이다. 어미 산양이 나가자마자 그의 말투를 흉내 내어 꾸며낸 순한 목소리로
"이리는 죽어 버려라."
하고 말하면서 문을 열라고 했다.
그러면 즉시 들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새끼 산양은 의심하여 틈바귀로 내다보고
"흰 손을 보여주지 않으면 절대 문을 열지 않겠어요"라고 우선 소리쳤다. 흰 손은 알다시피 이리 종족에게서는 볼 수 없는 것이다.
이리는 이 말에 매우 놀라서 그와 왔던 길로 해서 집으로 되돌아갔다. 만약 이리가 우연히 들은 경계의 말을 새끼 산양들이 믿었더라면 새끼 산양들은 어떻게 되었을 것인가?
이중의 경계는 하나의 경계보다 나으며 지나친 경계가 손해를 보는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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