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없는 빈자리

  조회수 : 1101    / 등록일 : 2013-01-17   / 출처(저자) :


어느 날 유치원에서 전화가 왔는데 아들이 유치원에 오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나는 애타게 아이를 찾았는데 동네 놀이터에서 그 녀석이 신나게 놀고 있었다. 나는 너무나 화가 나서 집에 와서 아이에게 매를 들었다. 그런데 아이는 변명도 하지 않고 그저 잘못을 빌었다. 그 뒤 일주일이 지난 어느 날, 동네 우체국에서 전화가 왔다. 아이가 주소도 쓰지 않고 우표도 붙이지 않은 100통이 넘는 편지를 우체통에 넣어서 연말에 막대한 피해를 주었다는 것이었다. 나는 또 다시 매를 들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아이는 변명을 하지 낳았다. 왜 그런 일을 했느냐고 다그치자, 아들은 울먹이는 소리로 대답했다. "엄마에게 편지를 보낸 거에요" 라고 했다. 순간 가슴이 미어져 내렸고 아들이 얼마나 애처로웠는지! 나는 아들을 꼭 안았다. 그러자 아들은 엉엉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다. 아이는 그 동안 엄마가 보고 싶을 때 편지를 써 왔는데, 우체통의 턱이 높아서 키가 닿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다 요즘 키가 자라 손이 닿자 엄마에게 썼던 편지를 한꺼번에 넣은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편지를 엄마가 있는 하늘로 올려 보내자며 하나씩 태우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문득 아이가 쓴 편지 조각을 보았다. "보고 싶은 엄마에게... 지난주에 유치원에서 재롱 잔치를 했어. 근데 난 엄마가 없어서 가기 싫었어. 엄마 생각날까 봐 아빠한테는 말을 안했어. 아빠가 날 찾으러 막돌아 다녔는데, 아빠 앞에서 일부러 재미있게 노는 척 했어. 아빠가 날 막 때렸는데, 난 아무 말도 안 했어. 난 매일 아빠가 엄마 생각하면서우는 것을 보았거든. 근데 이제 엄마 얼굴이 생각 안나. 엄마, 나 꿈에 한번만 얼굴 보여줘. 알았지?" 그 편지를 읽고 또 다시 고개를 떨구었다. 부모의 빈자리는 자식에겐 크나큰 상처를 안겨 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