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대접함에 있어 사람에 따라서 그 대접하는 성의가 달라진다. ?이것은 대접받은 쪽에서 볼 때, 후하게 받는 편은 좋아할지 모르나 그렇지 ?않은 편에서 보면 매우 좋지 않은 일이 될 뿐 아니라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수도 있다. 일찌기 세종 말엽에 있었던 이야기이다. 뒤에 월천군으로 봉한 ?김길통이라고 하는 집현전 교리로 나아가 김길종보다 3년 위인 사람이 ?있었다.
어느날 어떤 부자집에 두 사람이 각각 초대되었다. 어공이 먼저 갔는데, ?차려온 것이 변변치 않아서 수저를 댈만한 곳이 없을 정도였다. 얼마 ?안되어 뜻밖에도 김공이 들어왔다. 주인은 그를 반겨 맞으며 다시 상을 ?차려왔는데 조금 전에 자기를 대접할 때 내온 상과는 판이하게 그야말로 ?진수성찬을 차려왔다. 그 많은 음식 가운데서도 특히 노루의 간이 별미가 ?있어 보였다. 어공은 자기에게 베푼 상은 조갑한데 반해 김공의 상은 ?호화스러운 것에 슬그머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러나 어공은 조금도 ?변색함이 없이 침착한 거동으로 천천히 수저를 들고 노루 간 한 쪽을 ?씹으면서,
"나는 이조간을 먹어볼까" 하고 말했다.
자기에게는 주지 않다가 이조 정량이 들어오니까 이조가 먹으라고 가져온 ?노루 간이기 때문에 노루간을 이조간이라고 바꿔 불렀던 것이다.
이조간, 지금으로 말하면 내무부에 해당되는데, 그 때 보아도 이조란 ?어지간히 권세있는 벼슬자리이기에 일종의 아첨을 하므로 이조를 학대했던 ?모양이다. 이것을 비꼬아 이조간이라고 했으니 이조를 잘 대접하려고 했던 ?주인은 모처럼의 생색이 도리어 다른 손님에게 먹히는 꼴을 당한 것이다. ?그러니 남을 대접하는 것도 깊이 생각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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