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구 내 팔짜야

  조회수 : 349    / 등록일 :    / 출처(저자) : 정수환


제목 : [생각의 나눔]어이구, 내 팔자야!

"어이구 내 팔자야!"
힘들고 어려울 때에 사람들은 흔히 이렇게 내 뱉는다.
내 잘못으로 인하여 겪는 어려움이 아니고, 누군가가 자
기를 괴롭히는 사람이 있어서 겪는 고통이라 생각될 때
에 그렇게 말한다. 그러니까, 나는 잘못하는 것이 별로
없는데, 사람을 잘못 만나서 그처럼 고생한다는 것이고,
때를 잘못 타고나서 겪지 않아도 될 고난을 당하고 있다
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실 나를 괴롭히는 사람은 멀리 있지 않다. 먼 데 있
는 사람이 찾아와서 나를 힘들게 하는 경우란 드물다. 대
개의 경우, 나와 가깝게 사는 사람들이 나를 괴롭게 하는
것이다. 서로 도와 가며 살아가야 할 입장인데도, 도움은
커녕 피해만 준다고 생각될 경우, 한숨 섞어 외치는 말이
바로 "어이구, 내 팔자야!"다.
예수를 믿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이 말이 "오, 주여!"
라는 말로 바뀐다. 주님께 감사하고 찬양하는 뜻으로 이
말을 사용해야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데도, 세상 사람들
이 "어이구, 내 팔자야!"라고 흔히 말하듯이, 예수를 믿는
사람들이 힘들거나 어려울 때에 이 말을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예수를 죽인 사람은 그 당시 이스라엘을 지배하고 있
던 로마 정부가 아니다. 다름 아닌 같은 동족으로서 하나
님의 일을 한다고 하는 장로와 대제사장들이었다. 하나님
의 말씀을 가르친다고 하는 랍비들이었다. 하나님의 말씀
대로 아주 경건하게 산다고 자부하고 있던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이, 하나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예수를
잡아죽였던 것이다.
그들이 하나님의 뜻대로 바로 살고자 해서 예수를 죽
인 게 아니다. 그들 자신에게 피해가 올 것 같아서 예수
를 죽였던 것이다. 그들이 누리고 있는 기득권을 잃어버
릴까봐 염려가 되어서 예수를 죽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 날 사람들이 "어이구, 내 팔자야!"라고
말한다든지, 아니면 예수 믿는 사람들이 한숨 섞인 소리
로 "오, 주여!"라고 부르짖는 것이, 자신이 누리고 있거나
아니면 누려야 할 복을, 그 누구 때문에 누리지 못하고
피해를 본다는 생각에서 하는 말이 아닐까?
그렇다면, 그런 피해를 주는 자는 바로 나와 가까이
있는 사람일 것이고, 또한 내게 더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람일수록 더 피해를 주게 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어쩌랴! 나와 정말로 가장 가까운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 아니던가? 생각해 보라! 꿈속에까지 찾아와서
괴롭힐 사람은 나밖에 누가 더 있나? 비록 나와 잠자리를
같이 하는 사람일지라도, 내 생각(잠재의식) 속에까지 찾
아와서 괴롭힐 리는 없지 않은가? 결국 내가 내 심사를
고르게 갖지 못한 탓이 아닌가?
예수를 죽인 것은 분명 유대 지도자들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까지 예수께서 싸운 대상은 바로 자기 자신
이었다. 하나님의 뜻을 따를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목숨
을 부지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뜻을 거역한 것인가? 주님
은 밤새도록 기도를 하셨던 것이다.
결국 오늘 나에게 있어서 가장 큰 적은 바로 나 자신
이요, 또한 나에게 가장 큰 피해를 주는 것도 바로 나 자
신이다. 나를 꿈속에서까지 찾아와서 괴롭히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혹 꿈을 꾸지 않을지라도, 밤이 깊을 때까
지 내 속을 태우고 내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 아니던가?
그러나 무엇보다도 내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괴롭히고 있는 일이 참으로 많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