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생각의 나눔]나는 무슨 보고를 하고 있나?
바울은 조심스럽게 자신의 신비한 체험을 말했다. 어
디까지나 복음 전파를 위해서였다.
우리가 예수를 믿은 후, 여러 가지 색다른 경험을 하
게 된다. 그런 경험이 우리의 믿음 생활을 굳건하게 해
주는 것도 또한 사실이다. 확실한 믿음을 갖지 못하여 방
황을 하고 있을 때에, 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특별한 체험
을 하게 되면 믿음 생활을 더욱 열심히 하게 된다.
그러나 그 다음이 문제다. 그러한 체험이 과연 얼마나
주님을 증거 하는데 능력을 발휘하고 있고, 그 체험이 그
로 하여금 얼마나 속사람을 달라지게 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오늘 새벽 기도회 때에는 70명의 제자들이 전도하러
나갔다가 돌아와서 보고한 내용을 살펴보았다.
그들이 보고하는 첫 마디가, '귀신들이 자기들에게 복
종하더라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하늘 나라 소
식을 전하였고, 또한 그들이 어떻게 회개하고 새 사람이
되었는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一言半句)도 하지 않은 채
말이다.
예수님은 일단 그들의 말에 수긍을 하셨다. "그래, 너
희들이 그런 역사(役事)를 하고 있을 때에, 사탄이 번갯불
처럼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이어서 주
님은 말씀하시기를, "그러나 귀신들이 너희에게 복종한
사실을 기뻐하지 말고,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라" 하셨다.
나 자신도 진동(振動)하는 체험을 했고 몸이 뜨거워지
는 경험을 했다. 그러나 그 말을 함부로 할 수 없는 것
이, 과연 그러한 경험이 얼마나 나의 믿음 생활에 도움이
되었느냐고 했을 때에, 스스로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그러한 경험을 한 이후 도대체
나의 인격이나 품성이 어떻게 달라졌는가, 내 생활 태도
가 얼마나 하늘나라 시민답게 바뀌었는가를 생각해 볼
때에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무슨 체험을 얼마나 많이 했느냐? 또 어떤
은사나 은혜를 얼마큼 받았느냐고 하는, 그것으로 끝나서
는 안된다. 문제는, 받은 것들을 가지고 어떻게 사용했느
냐고 하는 것이다. 과연 하나님의 뜻에 맞게끔 썼는지,
그리고 그러한 체험을 한 이후 하나님 마음에 맞게끔 얼
마나 새로운 사람으로 변화되었는지? 그래서 하나님의 뜻
에 따라 살려고 얼마나 애썼는지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오늘 우리 주변에서는, 아직도 무슨 체험을 했
고 무슨 은사를 받았다 하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듯하다. 오늘 우리가 그러한 체험 이야기를 조심스
럽게 해야 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그러한 경험을 하게 하
신 목적이 어디 있는지를 먼저 분별하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만일 그러한 특별한 은사를 주신 하나님의 뜻대로 바
로 사용하지 않았을 때에는, 그 책임 또한 특별할 것이
다.
우리 목회자들, 우리가 목회를 하게 된 것은 특별한
은사라는 것을 자인하고 있다. 모두가 특별한 경험을 하
고 사명감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특별한 길을 가
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이제 우리는 귀신들
이 우리에게 복종하고 있다는 것을 자랑하기 앞서서, 과
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온전히 증거 하여 그
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는지, 자문자답해야 하리라 본
다. 혹시 우리들 스스로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것만을 자
랑하고만 있지, 하나님이 왜 그것을 주셨는지를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두려운 마음으로 다시 한 번 우리 자
신을 돌아볼 때가 아닌가 싶다.
교회 건물의 크기와 화려함, 그리고 예산과 사례비를
비교하면서 승리감 내지 좌절감을 갖고 사는, 진정 바람
직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무리들 속에 나 자신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자신있게 말할 자신이 나 자신에
게는 없음을 솔직하게 고백하면서 이 글을 쓴다.
'오늘 내가 무슨 보고를 주님께 드리고 있는지? 아니
무슨 보고를 드릴 수 있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