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를 위한 글 자료 17

  조회수 : 327    / 등록일 :    / 출처(저자) : 김재식



제목 : [작은천국]공동체를 위한 글 자료 17

대학교수인 아버지가 아들을 경찰서에 고발했다. 고등학교 2학
년인 아들이 어긋난 짓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게 된 것은
우연히 아들 방에서 어느 대학생의 학생증을 발견하면서 부터였
다. 교수는 요즈음 아들의 성적이 뚝 떨어져 은근히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던 터였다. 그날 밤 교수는 아들을 무릎 꿇여 앉힌 채
물었다. "이 가짜 학생증은 웬거냐?" "이 학생증으로 무슨 짓을
했느냐?" "누구의 꾐에 빠졌느냐?" 교수가 아무리 닥달하고 달래
도 아들은 묵묵부답이었다. 화가 난 교수는 아들의 생일 선물로
사 준 비싼 오디오 세트를 아들이 보는 앞에서 와지끈 부숴 버렸
다. 그날 밤 교수의 아들은 부모 몰래 집을 나가 버렸다. 가출한
아들을 부인이 발을 동동 구르며 애타 했지만 교수는 "그런 자식
은 차라리 없어지는 게 낫소"하고 차갑게 대꾸했으나 속마음은 그
렇지 않았다. 부모의 가슴에 까만 재가 내려앉도록 속을 썩인 아
들은 집 나간지 이틀만에 터덜터덜 돌아왔다. 아들의 모습을 대하
는 순간 교수는 다리가 휘청하도록 놀랐다. 아들이 빡빡 머리를
밀어 버린 것이다. 아들은 잘못을 뉘우치며 가짜 대학생증은 친
구집에 놀러 갔다가 친구의 형 학생증을 훔쳐 만들었다고 실토했
다. 어른 흉내를 내고 싶었던 아들은 그 학생증으로 술집과 디스
코 클럽을 갔던 것이다. 그리고 어머니의 핸드백에서 돈을 훔쳐
술값을 충당했다고 고백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말했다. "네가 집에
서 저지른 잘못은 용서받을 수 있다. 우선 부모,자식 사이니까말이
다. 하지만 네가 남의 학생증을 훔친 것은 용서가 되지 않는다. 나
는 너를 경찰에 고발할 테다. 법의 심판을 받을 마음의 각오는 되
어 있느냐." 교수는 삭발한 아들을 사문서 위조죄로 고발했으나
경찰에서는 학생이라는 신분과 학생증 주인의 선처를 받아들여 그
냥 돌려보냈다. 그날 늦게 집에 돌아온 아들은 아버지를 보자마
자 발치에 매달려 엉엉 울었다."잘못했습니다."비는 아들 앞에 빡
빡 머리를 깍은 교수가 서 있었던 것이다. 아들을 경찰에 고발했
던 아버지의 쓰리고 아픈 마음을 삭발로 보여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