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빠른 세월
본문 : 엡 5:16 고전 7:29
옛 사람들이 말하기를 광음이 신속함을 가리켜 "화살과 같다","흐르는
물과 같다", "달리는 말과 같다"라고 함이 옳도다. 보라,사시의 운행함
이 그림자와 같으니 조운이 하늘에 가리고 백설이 땅에 덮혀 대지는 완
연히 유리세계를 이루고 삭풍은 나무 끝에 불며진기(진기)는 벌레무리를
엄습하여 만물은 완연히 엎디어 죽은 태도를 지으니 적막한 천지요 유폐
(유폐)의 때이다.
오직 사람이 행보를 어두워하더니 광음은 어느덧 양춘을 보내어누른
꾀꼬리 부고(부곡)에 금을 던지고 청류(청류)는 장제(장제)에실을 드리
워 삼십육궁(삼십육궁)에 봄빛이 무궁한데 새는 노래하고봉접은 춤추며
꽃은 웃고 시인(시인)은 읊고 묵객(묵객)은 노래하여 별건곤 활무대를
이루었다가 그럭저럭 광음은 화잔접노(화잔접노)를 재촉하여 어느덧 방
초(방초)와 녹음의 시절을 당하여 큰 부채를 흔들게 되면 더위는 머리를
누르고 단비는 곡식을 살찌게 하며 못 가운데 개구리 소리가 어지럽고
앞뜰에 석류는 붉어지매 사방이 풍년의 징조를 상상케 하며 이윽고 백로
(백로)가 엉기고 금풍이 소소한데 가을 하늘이 높아지면 동편 울타리에
국화의 이슬은세월을 앗겨 눈물을 머금고 우물 위의 오동잎 소리는 시절
늦음을탄식하며 기러기는 형산(형산)으로 건너가고 제비는 강남으로 돌
아가는 가을을 당하여 과부와 나그네가 원통함을 호소하나니 보라,모든
것이 한 줄기 그림자가 아닌가?
천지는 일월을 몰고 일월은 춘추를 몰고 춘추는 인생을 몰아 칠십 년
의 단촉한 시기가 전광(전광), 석화(석화)의 그림자같이 쓰러져 버리는
것이다.(길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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