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법은 정숙한 여인만을 보호
본문 : 호5:4 마10:16 시92:3 느8:11
1955년 6월에 드러난 세칭 '박인수 사건'은 전쟁 직후의 극도로타락한
윤리관을 대변해 주는 사건이었다. 박인수는 26세로 큰 키에 미남형의
청년이었다. 해군 헌병대위로 고급 사교장에 드나들던그는 한 여성에게
배신당한 뒤 충격을 받아 근무지를 이탈하여 정신없이 그 여자를 찾아
다니다가 군기문란과 무단이탈죄로 불명예제대하였다. 마침내 그는 세
상의 모든 여인에게 복수하기로 작정하고 엽색행각에 들어갔다. 그는
1954년 4월부터 1955년 6월에 체포되기까지 불과 1년사이에 처녀수렵을
하여 무려 70여 명의 여인을상대했다고 한다.
사기죄로 조사를 받다가 엽색행각이 드러나 신문보도로 세상에알려지
자 세인의 관심은 대단하였다. 1955년 7월 8일의 2회 공판때에는 법원
에서 덕수궁까지 뒤덮는 인파가 1만여 명을 헤아렸고법원 유리창이 30여
장이나 깨어지는가 하면, 서대문의 기마경찰대까지 출동하는 등 법원 개
원 이래 처음보는 대인파는 공판의 무기연기라는 소식을 듣고도 흩어질
줄 몰랐다. 7월 22일의 판결공판에서 판사는 공무원 자격 사칭에 대해
2만 환의 벌금과 혼인빙자 간음죄에 대해선 무죄를 언도했다.
"법의 이상에 비추어 가치 있고 보호할 사회적 이익이 있는 것만이 법
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법은 정숙한 여인의 건전하고 순결한
정조만을 보호할 수 있음을 밝혀두는 바이다"라는 유명한 판결문은 이때
남겨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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