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볼모로 잡은 북의 핵실험

  조회수 : 780    / 등록일 : 2006-10-10   / 출처(저자) : 국제신문


[사설] 한반도를 볼모로 잡은 북의 핵실험


북한이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아랑곳없이 끝내 핵실험을 감행했다는 사실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남한은 물론 주변국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도발이자 남북한 주민들을 볼모로 잡은 위험천만한 불장난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의장 결의안에 눈썹도 까딱하지 않은 김정일 정권의 무모한 행동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미국이 대북 제재를 본격화하고 북한이 재반격을 시도할 경우 한반도는 극도의 긴장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한국전쟁 이후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의 핵실험이 한반도에 몰고올 [핵 구름]은 곧바로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핵실험이 [성공적이었다]는 북한의 발표는 한반도가 핵 위협에 직접 노출되었음을 뜻한다. 북한은 당장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핵 탄두를 10발가량 생산할 수 있는 핵물질과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이미 장거리 미사일도 시험 발사한 북한이다. 그들이 개발 중인 핵무기는 과거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급에 버금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번 터지면 수십만명이 숨지는 핵무기를 북쪽이 보유하는 것 자체만으로 [민족적 재앙]이 시작되는 것이다.

미국의 반응은 아직 신중하지만 유엔을 통한 대북제재를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아 긴장이 고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북한의 모든 경제금융거래를 차단하고 교역품에 대한 해상 검문검색을 실시한다는 것이 대체로 알려진 계획이다. 미국이 해상봉쇄에 나설 경우 한반도는 전시에 맞먹는 위기국면이 조성될 수 있다. 한반도의 공멸을 초래하는 군사적 대응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미국이 대량살상무기를 파괴할 목적으로 북한을 상대로 군사작전을 준비할 경우 전쟁으로 이어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북한의 핵실험은 동북아에서의 핵 도미노 현상을 부추긴다는 점에서도 위험한 도박이 아닐 수 없다. 이미 충분한 능력을 갖춘 일본은 핵무기 개발과 군사대국화에 박차를 가할 게 뻔하다. 대만도 핵무기 개발에 뛰어들 수 있고, 중국은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전술 핵탄두 개발에 몰두할 것이다. 주변국들이 핵으로 무장할 빌미를 주는 북한의 핵실험이야말로 나무만 보고 숲을 못보는 어리석은 짓이다.

북한의 이번 핵실험은 대외적으로는 `핵보유국`이라는 유리한 입장에서 미국과 협상을 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물론 북한 주민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결속을 강화하려는 속셈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의도가 어떻든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결코 국제사회에서 제대로 인정받을 수 없다는 점을 김정일 정권은 유념해야 한다. 핵실험에 성공했다고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줄 리 만무하다. 미국은 해상봉쇄 등을 통해 대북제재를 강화하면서 북한의 항복을 얻어내는 쪽으로 방향을 굳혔다. 이런 상황에서 [같이 죽자]는 식의 전술은 먹혀들 수 없다.

북한은 남한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 금강산 관광이다 개성공단 사업이다 해서 어떻게든 한반도에 평화를 조성하려던 남한 주민들에게 이같은 배신을 해도 되는가. 북한은 더 이상 써먹을 [카드]도 없다. 마지막 카드가 있다면 대화의 장으로 돌아오는 것뿐이다. 남북한 7000만 주민들을 볼모로 한 인질극을 당장 그만두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발걸음을 돌려야 한다. 핵을 갖고 뭔가 해보려다가는 핵으로 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