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우 야담(於于野談)]이란 책을 쓴 것으로 유명한 유몽인(柳夢寅)은 남편이 일찍
죽어 혼자의 힘으로 아들을 기르고 가르쳐야 했다.
다행히 아들은 남달리 영리한 데다가 말썽 없이 잘 자랐다. 그런데도 이따금 공부에
게을리하는 눈치가 보이면 사정없이 회초리를 들었다.
"너는 불행하게도 어려서 아버지를 잃었다. 세상에서는 아비 없이 자란 아이는
버릇이 없다고 손가락질을 하기가 일쑤이다. 나는 네가 그런 아들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리고는 유시 부인은 피가 묻은 회초리를 비단 보자기에 잘 싸서 장롱 깊숙이 간직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회초리가 장자 우리 집안의 흥망을 좌우 할 것이다. 나는 이 회초리를 들면서
피눈물을 흘렸지만 네가 커서 이걸 보면 이 어미를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다."
유씨 부인은 아들에게 글을 가르칠 때면 외간 남자를 대하듯이 사이에다 병풍을
쳤다. 어떤 사람이 이상하게 여겨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어미와 자식 사이는 아버지처럼 엄격할 수가 없는 법이오. 이 아이가 너무 영리해서 글을 잘 외는 것을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기쁜 빛이 얼굴에 나타나게 된다오.
그래서 자칫하면 그 애에게 자만심을 길러 주겠기에 내 얼굴을 못 보게 하는 것이라오."
이런 어머니에게서 교육을 받은 홍서봉은 후에 영의정을 지냈으며, 문장에도 매우
뛰어났다.
[이야기 명심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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